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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옴부즈맨을 제안한다.
military  2017-05-08 08:26:32, 조회 : 899, 추천 :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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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했을 때나, 지금이나 필자의 관심은 고발자나 신고자의 신변보호가 어떻게 제도적으로 가능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옴부즈맨이라는 제도 자체가 조직이나 기관의 부정적인 기능 혹은 그 폐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고, 불가피하게 그 조직이나 기관의 구성원의 협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군사옴부즈맨의 경우 과연 우리 군의 풍토에서 부정이나 불법에 대한 내부 고발자나 보고자에 대하여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그들의 신변을 보장해 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가능하지 않을 때, 사실 옴부즈맨 제도는 의미가 없다. 구타나 병영내 타살사건, 폭력사건을 고발하려 해도 군에 신분 보호규정이 없다면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고나 보고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최근 병영문화혁신위원회 등 그 동안에 수차례의 군대문화 개선에 대한 노력과 시도가 있었지만 아직도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 군 내부문제 고발자의 신변보호 제도가 정착되지 않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지난해 12월 12일 군내 인권실태의 감시를 위해 ‘국방•인권 옴부즈맨’을 총리 직속 독립기구로 설치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이번 기회에 한국 군사옴부즈맨의 발전과 정착에 대하여 평소에 필자가 가지고 있었던 의견을 제시해 본다. 위원회가 제안하고 있는 설치안의 내용을 보면 인원을 40명 내지 50명 정도로 하여 군인 등 국민들의 진정 혹은 장관이나 국방위의 요청에 따라 옴부즈맨이 직권으로 조사를 시작하고, 해당 사안에 대하여 시정권고 및 이행을 확인할 수 있으며, 조사 및 이행결과를 국방장관 및 국회에 보고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옴부즈맨은 사전통지없이 군부대를 방문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일명 free pass), 효율적인 차원에서 기존의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직이나 권익위의 예산을 활용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옴부즈맨의 기관화(institutionalization)에 대한 필요성이나 혹은 기능강화에 대해서 국민들이나 정책결정자들의 의견이 모아져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위치를 국무총리 직속으로 하느냐, 혹은 지금처럼 국민권익위원회에 두느냐 하는데 이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옴부즈맨의 출발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전신인 국민고충처리 위원회라고 할 수 있겠다. 2005년 국무총리 산하의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국가행정옴부즈맨으로 개편한다는 "옴부즈맨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정부가 제출했는데 대통령의 권력강화시도라는 비판이 있어서 2007년 4월 1일까지 법률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가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로 변경되어 한국 땅에 처음으로 옴부즈맨 제도가 실현되었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법 제정의 취지를 살려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영문 표기를 ‘The Ombudsman of Korea’로 정했고, 필자도 당시 옴부즈맨의 정신에 따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국방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이번에 병병문화혁신위원회에서 제안한 옴부즈맨의 취지나 당시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법률 제정의 취지에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역시 그 정신이나 취지 그리고 실행에 있어서의 제한사항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에 따라 성공여부가 달려있다 하겠다.  

원래 옴부즈맨의 정신은 정부기구가 불법이나 부정적인 행정활동으로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을 막기 위하여 출발된 것이다. 처음에는 스웨덴에서 의회가 옴부즈맨을 지정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는데 차차 기능이 확산되어 대통령이나 정부기구에서도 옴부즈맨 제도를 활용하고 또 혹은 일반 기업이나 국제기구에서도 옴부즈맨을 지정하여 ‘조직이나 기구가 구조적으로 가지고 있는 조직적인 폐해나 행정적인 폐해를 막는다’는 옴부즈맨 정신을 실현하고 있다. 옴부즈맨이라는 용어는 고대 스웨덴어 umbuðsmann에서 나온 것으로 대리인 혹은 에이전트(agent) 정도의 뜻이다. 이를테면 의회의 대리인 혹은 국민의 대리인이라는 뜻이다. 간혹 옴부즈맨이 기소권이나 수사권을 보유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에 조사권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독일의 경우에는 군사 옴부즈맨 제도 가 연방의회에 설치되어 있어서 군에 대한 문민통제의 역할까지도 폭넓게 수행하는 것으로 기능이 확장되어 있다.

2005년 정부에서 발표한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법률제정의 취지를 보면 ‘행정기관 등에 의한 국민의 권익침해의 구제 및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을 강화하고자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국무총리 소속하에 설치된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변경하여 새롭게 정비하고, 지방자치단체에 시민고충처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적 권익보호 수준을 향상시킨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위원회 법 제 6조에 보면 ‘대통령 소속하에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설치하여 행정기관 등에 관한 고충민원의 처리와 행정제도의 개선 등을 수행하도록 한다.’고 되어 있고, 또 제 21조에 보면  ‘지방자치단체 및 그 소속기관에 관한 고충민원의 처리와 행정제도의 개선을 위하여 각 지방자치단체에 시민고충처리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한다’고 되어 있어 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옴부즈맨의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옴부즈맨 활동을 시작했고 2008년 국민권익위원회로 통합될 때까지 옴부즈맨 정신에 따라 적극적인 활동을 해왔다. 2006년 10월에는 군사옴부즈맨의 시행방안이 대통령에게 보고되었고, 그 해 12월에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산하에 국방소위원회 설치 및 군사민원조사과를 신설 (2과 18명)하게 되어 필자도 당시에 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서 관련 조사관들을 리쿠르팅하는데 참여했다. 군사옴부즈맨 설치 이후 지금까지 조사관들은 현역 장병 및 관련 국민들이 제기한 12,380건의 피해를 조사하고 처리하였으며 현재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군의 고충민원을 접수하여 처리하고 있다. 그 중에서 110 콜센터를 설치하여 군 복무 중인 여군 하사가 콜센터를 통해 소속부대 대대장의 성추행 사실을 신고하여, 해당부대 감찰과 협조하여 대대장을 보직해임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성폭력 문제를 해결한 사례라던가 군 복무 중 중대장으로부터 구타, 가혹행위를 당한 소대장, 분대장 등이 구타, 가혹행위를 자체 감찰에 신고한 후, 중대장이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았으나, 가해자, 피해자, 신고자가 함께 복무를 계속함으로써 중대장(가해자)에 의한 제2의 고충(인사상 불이익 등)이 발생한다고 군사옴부즈맨에 민원이 제기되어 해결한 사례 등등은 조직의 구조적 폐해를 막는다는 옴부즈맨 정신을 그대로 실현한 사례들이라고 보여진다.

세계옴부즈맨협회 클레어 루이스 회장은 "옴부즈맨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한국은 짧은 시간에 옴부즈맨 제도를 정착시켰다. 운영면에서도 아시아 지역에서 단연 수위권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하여 한국의 옴부즈맨 업적을 높이 평가한 적이 있었다.  군 지휘참모제도를 가장 먼저 발전시킨 독일의 경우에는 군사옴부즈맨 제도가 아주 잘 발달되어 있다. 독일의 옴부즈맨 제도는 1956년에 군대에 대한 의회의 통제권 및 군대권력의 오용가능성 방지를 위해 연방의회에 설치되어 우리가 통상 이야기하는 문민통제의 기능까지도 확장되어 있다. 독일 옴부즈맨은 연방의회나 국방위원회 지시 또는 군 장병의 기본권 침해나 군내 지휘통솔의 원칙 위반에 대한 건의가 접수되었을 때, 즉각적으로 조사를 시작한다. 조사과정에서 자신이 입수한 정보와 군 장병들이 제시한 내용, 신문•TV•라디오 보도 내용 등에 대하여 적극적인 검증활동이 이루어지게 된다. 독일의 군사 옴부즈맨은 모든 기관에 관여할 수 있으나 국방위원회가 다루기로 한 사건은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고, 국방부장관과 상호간에 서로 명령이나 지시를 내릴 수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옴부즈맨은 사전 고지 없이 언제든지 연방군의 군부대, 본부, 시설 또는 행정관청을 방문할 수 있고, 정보에의 접근 요구권, 의견청취권, 부대방문권, 제안 및 시정권고권, 직권조사권, 언론공표권 등이 보장되어 있다.  

한국의 군사옴부즈맨은 2005년 출범 당시 2개과 18명으로 시작되었는데, 전담부서와 인력이 국민권익위원회로 통합되면서 1개과 13명으로 변경되었고, 현재는 11명으로 축소되어 있다. 그것도 실제 필요한 장병사건, 사고 등 병영내 고충담당 인력은 겨우 2명에 불과한 현실이며 그들도 본래의 옴부즈맨의 기능인 현역 장병 고충처리보다 군 의문사 등 사망사건 처리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또 다시 군사옴부즈맨 제도를 제안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 군의 옴부즈맨 제도를 어떻게 발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인가 몇 가지 제안해 본다. 우리 민족은 지난 역사 기간동안에 ‘신문고’나 ‘암행어사’ 제도와 같은 유사 옴부즈맨 제도가 잘 발전되어 있었다. 2005년 이후 지난 몇 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하여 군과 전문가들이 함께 노력한다면 세계옴부즈맨협회 클레어 루이스 회장이 평가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의 옴부즈맨 제도를 잘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 제공자에 대한 신변보호 제도의 마련이다. 정보 제공의 방법이나 과정에서도 은닉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지만, 신변보호에 대한 제도나 법률적인 장치가 반드시 구비되어야 한다.

우선 옴부즈맨 제도의 취지나 정신 혹은 기능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 장병들에게 군사옴부즈맨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하여 국방일보나 국군방송에서 코너를 마련하여 옴부즈맨의 이용방법이라던가 이용에 대한 신뢰성 혹은 제도의 남용을 막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 신병훈련소를 찾아 옴부즈맨 이용에 대한 리플렛을 배포한다거나 비치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 현재 일부 부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건의함이나 이동신문고 등을 내실있게 잘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옴부즈맨 제도에 대한 우리 군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군의 경우 일개병사에 이르기까지 군 부대의 모든 문제에 대하여 총장 위에 있는 각 군성  장관에게 레터를 보낼 수 있도록 되어 있고, 그러한 레터들이 미국 군의 발전이나 정책의 결정에 기여하는 역할이 매우 중대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권장되고 있다. 우리도 모든 장병들이 공식적인 채널을 벗어나 직접 군사옴부즈맨에 접촉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하고, 장병들이 자신의 동료나 가족을 통하여 청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110 콜센터 등 현역 장병들의 정보제공이 용이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하고 전문 상담요원들이 녹음이 가능하도록 하여 중간과정에서 사건이 은폐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 조사관들의 조사권한을 강화하는 일도 꼭 필요한 일이다. 현장조사시 군이 협력해야 하는 의무규정을 신설하고, 현장조사에 대한 군부대 거부시에 따른 징계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사) 21세기군사연구소 김진욱 소장 / 국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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