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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 관련 대중국 외교방식
김진욱  2017-03-08 08:09:14, 조회 : 224, 추천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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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군사연구소 김진욱 소장 / 국민대 겸임교수

사드관련 중국의 보복 시위와 조치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남의 나라에 대한 그들의 행태가 도대체 합당한 일인가? 우리 땅에 무기체계를 배치하는데 남의 나라 눈치를 보고 또 남의 나라가 우리나라를 지키는 일에 ‘감나라! 배나라!’하는 것이 도대체 주권국가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필자는 지난 10여년간 중국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 중국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물었다. 그럴 때마다 늘상 듣는 말이 ‘중국은 다른 나라의 주권에 간섭하지 않는다.’라는 반복된 말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된 일인가?

필자는 오히려 우리 국내 인사들이 이번 사태를 조장한 측면이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국경이 없는 인터넷 시대에 우리 언론이 중국의 네티즌들을 자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우리의 영토주권에 대한 중국의 보복을 마땅히 비난하고 항의해야 하겠지만, 이런 사태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내부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반성을 해봐야 한다. 아마도 어떤 인기 소설가의 흥미로운 픽션이 온 국민을 편견으로 몰고가 급기야 중국을 부채질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사드는 현재 트럼프 정부가 재배치를 고려하고 있는 전술핵보다도 더 방어적이고 더 평화적인 무기체계인데 어떻게 이렇게 공격적인 무기체계로 뻥튀기가 되어 이 지경까지 왔는지 알 수가 없다.

근본적으로 사드 미사일도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적이 미사일로 우리를 공격해 올 때, 우리도 함께 적에게 미사일을 쏘아서 보복을 하자는 것이 아니고 적도 인명피해가 없고 우리도 인명피해가 없도록 공중에서 그 파괴력을 해체하자는 개념에서 나온 그야말로 철저히 방어적인 무기체계이다. 설사 그 탐지레이더의 성능이 고도화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방향은 방어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시스템상 그 정보를 공격적인 무기를 사용하는 쪽으로 전환하려면 효율성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을 불가피하게 막아내기 위해서 어쩔 수없이 자위적인 차원에서 그에 대한 방어적인 대비를 하겠다는 것인데 왜 이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잘 이해하기 어렵다. 사드배치 문제가 중국에게 안보적인 위협요소로 아젠다 세팅이 되고 중국 국민들을 이렇게 몰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언론이나 전문가들, 또 픽션을 만들어 내는 작가들이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은가 하는 말이다.

한국 전쟁이후 지난 60여년동안 우리는 한미동맹이라는 틀안에서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발전시켰고, 또 커다란 전쟁을 막을 수 있었다. 아마도 한미동맹의 틀을 바꾼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물론 리스크가 큰 일이지만, 동북아에서 열강들의 세력균형을 유지하는데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어떠한가? 지난 60여년동안 중국은 미국이라는 찬바람에 그들의 이빨이 시리지 않도록 북한을 그들의 입술로 활용해 왔다.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한국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작은 변화가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과 중국의 전통적인 순망치한의 관계라는 큰 틀에는 변화가 없어 보인다. 더욱이 필자가 10여년간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새롭게 확인한 것은 북한의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중국의 민족분리 운동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는 점이다. 북한이 붕괴되어 중국내 가장 큰 소수민족인 조선족에 분리운동이 발생하게 될 경우 티벳이나 신장위구르와 함께 중국 전역에서 소수민족들의 분리운동이 잇달아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북중간에 전통적인 순망치한의 관계나 한미간에 한미동맹의 구도가 금세기에 변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런 역사적인 판단위에서 한중간 공식적인 관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국의 21세기군사연구소와 중국의 국제우호연락회간에 한중 안보포럼이 탄생되었던 것이다. 한중수교 이후 한국과 중국이 서로 교류하여 이득될 일이 많이 있건만, 근본적으로 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 없는 일이고, 한국도 미국과의 동맹구도를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 딜레마를 공적인 차원에서 경직되게 관리할 것이 아니라 민간차원에서 보완해 보자는 취지였다. 그렇게 해서 양국의 민간기관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과 베이징에서 교대로 포럼을 추진하였고 100여명이 넘는 양국의 전문가들이 이 포럼에 참여했다.

그런데 이 포럼이 주변의 관심을 끌면서 포럼의 취지와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요 인사들이나 단체들이 그 후 우후죽순으로 행사를 만들게 되어 ‘한중간 안보구도의 생태적인 한계를 민간기관의 차원에서 보완한다’는 최초의 취지가 사라지고 정부 기관으로부터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실력자들에 의하여 그저 한중간 주요 인사들의 친목단체로 퇴색되고 말았다. 한중간 공식적인 교류의 한계와 공백을 메꾸기 위하여 필연적으로 민간형태의 협조체계를 구상했던 필자로서는 참으로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후 많은 연구기관들이나 학술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중국과의 행사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당당하지 못한 모습들을 발견하면서 필자는 민족적인 자괴심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었다.

필자는 츠하오텐과 챠오강촨 그리고 양광례 등 세분의 중국 국방부장을 만났는데 그들은 언제나 말머리에 북한에 대한 중국의 공식적인 입장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했었다. 그것은 공식적으로 그들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국방장관이 한미동맹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이야기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가 끝나면 나는 민간인으로서 실질적으로 양국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꺼내게 되고 그들도 한국에 대한 그들의 속마음을 털어놓게 된다. 그것은 공식적인 채널 사이에서는 가능한 일이 아니지만 민간채널에서는 얼마든지 충분히 이야기하고 협조가 될 수 있는 일들이다. 그런 방식으로 공식적인 관계의 경직성을 보완하고 실용적으로 혹은 내용적으로 양국간의 이득을 협조할 수 있는 것이었다.

사드배치 문제가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정치이슈화, 외교이슈화가 되어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또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는데 대하여 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중 안보포럼이 2010년에 끊이지 않고 계속되어 적어도 내가 만났던 세분의 중국 국방부장들과 또 지난군구사령원을 지낼 때 수차례 만났던 판창룽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게 사드배치와 관련하여 허심탄회하게 한국의 상황과 중국의 속마음을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참으로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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