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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협상에서 Win-Win(相勝)하자!
김진욱  2018-02-05 10:53:13, 조회 : 1,673, 추천 :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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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욱 국제정치학 박사 / 월간 군사세계 발행인


2018년 새해 벽두부터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남쪽에 대화를 제의하고 있어서 금년 한해 또한 변화무쌍한 한해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보내고 또 남한과 대화를 재개하자고 제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 이전에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평창 올림픽 기간 중에 연기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데 대한 화답일까? 중국이 제안했던 '쌍중단(雙中斷)' 방식이 실현되는 걸까? 뭐 양쪽에 서로 다른 셈법들이 있을게다. 누가 더 잘 셈법을 계산할 것인가? 아무래도 우리 쪽에서는 평창 올림픽의 흥행과 함께 이런 기회를 통해서 남북이 주도하는 평화논의를 재개하고 싶은 의도가 있을테고 북쪽에서는 아무래도 계속해서 조여드는 국제사회의 압박을 남한을 통하여 풀어보고 싶고, 또 ‘핵무력 완성’이라는 자존심을 유지하면서도 그들에게 심각한 재정문제를 풀어 보려는 의도가 있을게다.

북한의 순수성에 대해서 많이 의심하고 있는데 두 가지의 경우, 그 양쪽을 다 대비해서 추진하면 되는 일이다. 만약 북한이 또 선제조건을 걸고 뭔가를 얻으려고, 대화를 통하여 게임을 벌인다면 우리도 그 게임에 맞서 같이 게임을 하면 되는 것이고, 북한의 대화제의가 신년사에서 언급한 김정은 위원장의 말 그대로 진정으로 ‘민족적 대사들을 성대히 치루고 민족의 존엄과 기상을 내외에 떨치기 위한’ 순수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면 또 그에 맞게 우리가 적극적으로 주도권을 가지고 추진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북한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 아닌가? 더 많은 카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매번 협상에서 지는 것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우리 사회가 이제 좀 더 성숙된 자세로 소모적인 남남갈등을 억제하고 혼연일체가 되어 북한과의 협상에서 상승(相勝, win-win)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남북한의 문제나 국내 정치문제들에 대해서 양쪽이 서로 좀 쿨하게 객관적인 자세로 분석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난 2012년에 우리 국민들은 1,577만 3,128명(51.6%)의 표를 던져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다. 그렇게 당선된 그가 현재 교도소에 갇혀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그가 지금 재판을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게 표를 던졌던 국민들과 또 그 옆에서 그를 도와 함께 했던 정치인들 모두가 재판을 거부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는 왜 재판을 거부하고 있는 걸까? 그는 왜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에 대한 탄핵이나 재판이 단지 그만의 문제라고 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모든 역사적인 사건, 사고의 원인과 결과의 사슬이 단순하지 않은 것처럼 박근혜의 탄핵 사건도 그 원인과 결과의 사슬이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크게 구분해 본다면 한국의 역사발전적인 환경의 원인이 있을 수 있고, 탄핵을 촉발한 그 직접적인, 간접적인 원인들이 있을 수 있겠고, 또 박근혜 개인의 어떤 특징적인 원인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이런 문제들을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좀 쿨하게 분석할 수는 없을까?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과 그 후의 프랑스와 지구촌의 변화에 대해서 많은 학자들이 연구했다. 프랑스 대혁명의 원인과 그 결과의 사슬도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18세기 유럽의 모든 선진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절대왕정이 지배하던 프랑스의 구체제(Ancien Régime)하에서 자본가계급이 부상하고, 미국의 독립전쟁으로 자유의식이 고취된 가운데 프랑스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던 평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던 가운데 때마침 흉작이라는 촉발요인이 발생하였고 민중들의 봉기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도시민과 농민의 개입으로 폭력양상을 띤 이 공포의 혁명은 구 체제를 완전히 전복시켰고, 결국 혁명 후 수립된 프랑스 공화정이 나폴레옹이 일으킨 쿠데타로 무너진 뒤 75년간의 공화정, 제국, 군주제로 국가 체제가 여러 차례 바뀌면서 프랑스와 주변국가들 그리고 그 후의 신생 독립국들의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많은 학자들이 프랑스 대혁명의 원인(遠因)과 근인(近因) 그리고 촉발원인을 분석하듯이 우리 전문가들이 남북한의 문제나 국내 정치문제에 대해서 이제 성숙된 자세로 그 원인(遠因)과 근인(近因), 또 그 결과와 후과(後果, 부정적인 측면의 결과)를 쿨하게 분석했으면 한다. 북한이 핵을 가진 상황에서 남북한의 문제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우리나라가 어떤 시대적인 전환을 한 것도 분명해 보인다. 북쪽은 북쪽대로 남쪽은 남쪽대로 이제 어느 정도 성취를 이룬 가운데 서로에게 좀 더 여유 있는 마음으로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 북한 문제를 쿨하게 바라볼 수 있는 내성이 우리 사회에 축적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 어쩌면 우리나라가 진정한 의미의 공화국 시대로 들어서서 전체주의에서 자유주의, 개인주의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분단의 상황속에서도 유럽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공익과 사익의 개념이 우리 사회에 새롭게 정립되고 있는 것도 분명히 보인다. 적어도 우리의 현 상황과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흑백논리의 감정에서 벗어나 쿨하게 분석할 수 있을 때 역사는 우리에게 유용하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갈등이나 남남갈등이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에 대한 재판을 정치 보복사건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국회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지 이레 만에 헌법재판소에 낸 그의 첫 답변서를 통해서 그의 생각의 일단이 나타나 있다. “대통령이 국정 수행 과정에서 지인의 의견을 들어 일부 반영했다고 해도 이는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일이다.” 마치 미 백악관에서 ‘White House Bubble’이라고 대통령이 백악관에 갇혀 외부와 고립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현상과 비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지인의 의견을 들어 국정에 반영했다고 시민들이 광화문에 모여들었던 것이 아니다. 시민들은 그가 지인의 의견을 들었다는 것에 분개한 것이 아니라 그의 행동에서 마치 과거 군주와 같은 행태를 발견했기 때문에 분개했던 것이다. 그 이후에 일어난 탄핵의 과정에서도 그는 국민들에게 공화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마치 프랑스 혁명이전의 군주처럼 비쳐졌던 것이다. 그가 이 재판을 우리 역사발전의 한 과정으로 생각하여 온전하게 자신의 십자가를 질 수 있기를 바란다.

생각해 보면 2016년 12월 9일 그것은 분명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대사건이었다. 이 사건이 그저 우리 근대 역사에 반복된 정치적 보복의 하나의 해프닝으로 보기에는 그 의미가 너무 크다. 단 한명의 사상자도 없이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위대한 국민들이 만들어낸 역사적인 대혁명이었다. 만약에 동일한 사태가 과거 우리나라 6~70년대나 지금의 아프리카 어느 후진국에서 일어났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에 대통령이나 우리 국민들이 그 시대 혹은 그런 후진국의 대통령이나 국민들이었다면 이런 정도의 일로 정권이 바뀌거나 또 이런 정도의 희생으로 정권을 바꿀 수는 없었을 게다. 이 사건으로 우리 국민들은 국민이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며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의지와 헌법에 반하여 권한을 남용할 수 없다는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에 따르는 헌법준수의 원칙을 재확인했던 것이다. 프랑스 혁명 당시 로베스 피에르의 공포정치 대신 평화로운 촛불행진이 국가 권력을 군주로부터 국민들에게 돌려준 것이다. 북한의 핵무력 완성보다도 몇배 아니 몇십배의 큰일을 우리가 해낸 것이다.

이제 협상에서 그 힘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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