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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문민화, 획득청 신설, 국보법 폐지관련 인터뷰
  2005-01-05 00:00:00, 조회 : 10,330, 추천 : 1991

군의 문민화, 획득청 신설, 국보법 폐지관련 인터뷰



‘단순 민간인 대체’ 문민통제 아니다


국방부가 오는 2006년까지 국방부내 주요 국실장급 간부 전원을 민간인으로 교체하는 문민화 계획을 세웠다. 또 우리 군의 전력이 공군을 제외하면 여전히 북한에 열세라는 연구조사 결과도 발표가 됐다. 군의 현실과 여러 움직임이 잇따라 국민들에게 공개되면서 우리 군에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본지는 지난 8월 31일 CBS 뉴스레이더에서 『군의 문민화』 관련하여 21세기군사연구소 김진욱 소장이 답변한 내용과 함께 최근의 이슈들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 군이 많이 바뀌고 있다. 2006년까지 국방부가 국실장급 간부 전원을 민간인으로 교체하는 문민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군사전문가로서 이러한 조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완전히 실현하기 위한 노력들이라고 본다. 이런 노력들이 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더 높여주고 또 군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군의 문민화는 우리가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어차피 가야할 길이다. 그래서 군에 대한 문민 통제가 완전하게 되었다고 우리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게 될 때, 우리 군이 진정한 의미의 국민의 군대로서 정통성을 더 확고하게 가질 수 있고 또 군의 긍지도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또 군의 의사결정과정에서도 통상 우리가 학술적으로 이야기 하는 행정이념, 대의성, 민주성, 공익성 같은 그런 이념들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고 군에 의사결정에 대한 보편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 문민화라는 게 군 출신이 옷을 벗은 뒤에 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처럼 군대도 안 갔다왔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전문가라면 어떤 사람이든지 주요 보직에 오를 수 있는 것까지 포함돼 있는지.

▶ 그런 식의 구분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첫째는 전문성, 그 다음이 대의성이겠다. 그 두 가지를 충족할 수 있다면 과거에 군 경력이 있건 없건 그런 것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소모적인 논쟁이라는 생각이 든다.

- 군인들은 특히 현역군인들은 자리가 줄어든다는 측면에서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문민화가 다른 부작용을 불러올 가능성은 없는가?

▶ 이게 제복을 입고 있는가 아닌가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문민통제의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그런 문민화가 돼야한다. 지금 우리 군의 문민화가 완전하지 않다고 보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군대가 국민의 군대라는 인식보다 어떤 권력자의 군대, 군인의 군대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사실은 완전한 문민화가 어려운 일이라면 그런 인식의 문제보다도 첫째는 우리 국민들에게 군사문제나 안보문제에 대한 전문성이 없기 때문이고, 또 안보 문제 같은 중요한 일에 국민적인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서툴기 때문에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해서 위험부담을 질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 지금도 우리 국민들이나 우리 군이 그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 경우에는 문민통제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군의 반응에 관해서 관심이 있는데 군은 물론 민간인 간부들에게 끊임없이 문민화와 관련된 전문적인 조언을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혹시라도 말씀하신 것처럼 군내부에 자리가 줄어들어서 문민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를 위한 군인이고 누구를 위한 군대인가? 군인이야말로 원칙과 기본에 누구보다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사력 우위는 양적 평가보다
질적 평가가 되어야

- 며칠 전 남북한 군사력을 비교한 자료가 언론에 공개가 됐다. 군사기밀인 것 같은 연구조사 자료가 어떻게 공개됐는지 모르겠다만, 조사결과를 보니 남한이 북한에 비해 공군력을 제외하면 여전히 열세라고 한다.

▶ 나도 그 자료를 봤지만 비교적 공감하는 평가자료라고 본다. 북한은 우선 겉으로 볼 때 전쟁 발발 위협적인 효과가 크게 느껴지는 무기 쪽으로 집중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병이나 잠수함 쪽에 전력 증가가 있었고, 북한이 그 쪽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본다. 북한과 비교해 볼 때 일단 우리는 전쟁을 예방하고 가령 전쟁이 나더라도 가능한 인명피해를 줄이고 또 조기에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략적인 타겟이라든지 정보 전략 쪽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군 쪽에서는 아마도 유류 문제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보다 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가 정말로 위협을 느끼는 것은 바로 화생방 무기이다. 북한이 엄청난 양의 화생방무기를 비축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고 우리도 잘 아는 사실이다. 만약에 한반도에 화생방전이 벌어지는 상황이라면 초 전에 몇 백 명이 살상되는 그런 정도가 아니고 그 동안 우리가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한반도에 작은 불씨라도 생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전쟁에 철저히 대비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 화생방이라는 것이 손쉽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쟎는가.

▶ 그렇다. 그렇지만 일단 화생방을 쓰기로 한다면 피해자체가 크기 때문에 우리가 그것에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한가지 의문이, 우리의 국방예산은 북한의 수십 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십 년 동안 해마다 북한보다 수십 배가 넘는 돈을 투입하고도 군사력이 뒤지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정확하게 말해서 우리가 북한에 비해서 군사력이 뒤진다고 할 수는 없다. 양적으로는 어쩔지 몰라도 질적으로는 우리가 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보유하고 있는 병력이라든가 무기 체계를 지수화해서 전력을 비교할 뿐이지, 실제 무기체제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어떤 성능을 발휘할 것인가 또 어떤 전투효과가 있을 것인가 하는 자체를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 국방 예산이 북한의 수십 배에 이른다고 했는데 수십 배는 아니라고 본다. 대개 권위 있는 기관들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대개 북한의 국방예산이 우리의 40%정도가 아니겠는가하고 추정하고 있다. 그것은 첫째, 계산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고 또 둘째, 북한이 정확한 수치를 잘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계산 방식에 있어서 우리는 장병들 복지와 관련된 아파트라든가 후생시설, 위락시설, 월급 이런 것들을 다 계산해서 넣는데 북한에서는 오로지 전투장비에 들어가는 것만 계산한다.
또 실제로 북한이 군사비를 발표하고 있지만, 대개 우리가 그것을 믿기가 어렵다고 본다. 다른 여러 가지 비용을 참고로 해서 추정할 뿐이지 수십 배에 이른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라고 본다.

남한의 국보법 폐지와 북한의
국보법 폐지와의 차이점을 밝혀야

- 현재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인권보장’이라는 측면을 강조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북한측과 한국측에서 주장하는 보안법 폐지의 목적이 어떻게 다르다고 보는가?

▶ 국가 보안법 폐지에 부여하는 의미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북한에서 보기에 한반도의 유일한 정통성 있는 정부는 북한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다. 국가보안법에서 북한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것과 북한을 찬양하는 사람들을 가두는 것에 북한이 동조할 리 없다. 자기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법에 대해서 마땅히 폐지해야 된다고 보는 것이 당연한 북한의 입장이다.
남한에서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두가지로 구분되어야 한다고 본다.
가장 큰 경향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필요했었던 법이지만 그 부작용이 많았다. 그래서 그 부작용을 계속 가진 채로 존립시킬 수 없다. 형법을 보완해서도 혹은 기존의 형법에서도 얼마든지 원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기 때문에 폐지해 버려도 문제가 없다. 국보법이 지금까지 개정을 했다고는 하지만 애초부터 유사시에 만들어진, 정상적인 법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법은 폐지하고 기존의 형법을 보완하자는 방법을 내놓는 사람들이라고 본다.
폐지를 주장하는 다른 부류는 그 외에 일부가 있다고 보는데 결국 북한의 동조 세력이라고 밖에 판단될 수 없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부류들이다. 국보법은 북한의 체제에 대한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고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것을 막는 법이기 때문에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극히 일부의 세력이다. 그들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를 부정하고 사회주의 내지는 북한의 공산주의를 따르려는 사람들이라고 본다.

- 북한은 북한의 체제와 정통성을 찬양하는 사람을 가두는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것을 전제로 한다면 북한은 한국에서 국가보안법에 적용되고 구속되는 사람들이 모두 북한 찬양세력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국가보안법에 저촉되어 구속되고 처벌받았던 사람들이 모두 북한 찬양자들이었는가 하는 것에 대한 의문점이 풀려야 한다고 본다.

▶ 물론 찬양자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아닌 사람들까지도 포함되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국정원의 과거사 13건 중에 장준하 선생, 최종길 교수 등 여러 사건들, 이미 확인된 수지김 사건 등 여러 의문사 사건들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술집에서 바텐더가 김정일이라는 이름을 쓰면서 인공기를 걸었다고 해서 그를 북한 찬양자라고 법적 구속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다. 또 어떤 사람이 그림을 그렸는데 옛날 김정일의 생가와 비슷했다고 해서 그를 법적으로 구속했다는 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문제다. 김일성, 김정일 찬양, 북한찬양과는 전혀 관계없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이어령 비어령 식으로 덮어 씌운다든가 혹은 정적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국보법을 잘못 사용했던 경우가 있었다는 것에 국민의 많은 수가 공감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그런 이유가 있다고 해도 북한에서는 한국내에서 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세력을 자신들을 추종하는 세력이라고 오판할 수 있지는 않을까. 지금 국내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두고 갈등을 겪는 것은 북한이 지난 수십년간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해왔고 국내에서도 폐지를 주장하던 사람들은 이적단체로 규정되었던 조직원들이었기 때문에 폐지반대를 하는 측에서는 폐지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친북세력이고 김일성 찬양자들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보는데 있는 것이다.
그래서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북한과의 차이점을 물어보았지만 K모 정치인은 자신이 통일외교위원회 소속인데 사실이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그가 폐지를 왜 주장하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마땅히 자기가 폐지주장을 하는 이유와 북한에서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이 다른지를 밝혀야 한다.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서 말을 못한다면 그는 분명 우리의 가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아니다. 남북한 폐지 주장의 차이점에 대해서 말을 못한다는 것은 분명히 북한 찬양론자임에 틀림이 없다.
공산주의체제를 옹호하고 만약 북한이 정통성 있는 정부인데 정통성 있는 정부를 비판하는 법이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그 사람은 북한체제를 옹호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북한에 가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이 체제에서 생존하는 한, 그는 국보법에 의해서 구속될 수밖에 없다. 이 체제라고 하는 것은 자유주의 체제이지만, 공산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자유까지 주어져 있지는 않다고 본다. 그것이 헌법재판소에서 국보법에 관련하여 내린 결론이라고 본다.
만약에 북한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것과 내가 주장하는 이유가 질적으로 다르다면 내가 주장하는 것은 북한의 체제를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고 그 동안에 국보법이 오남용되어 부작용이 많았기 때문에 인권보호 차원에서 폐지되어야 한다는 이유를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는 그 부작용 있는 법을 놔두기 보다도 또 그동안에 악폐가 많았기 때문에 그것을 폐지해야 한다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형법으로도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고 다른 나라들도 그렇게 하고 있다. 때문에 그런 목적으로 나는 폐지하자는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옹호한다. 그렇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법이 잘못 적용되었기 때문에 그 법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 주장은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에서 오판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우리가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 6·25 한국전쟁이 왜 일어났는가, 오판때문에 일어났다. 설사 북한 체제를 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또 인권차원의 부작용때문에 폐지를 주장한다 하더라도 질문내용처럼 북한에서는 자기들을 옹호하는 것으로 오판할 수 있기 때문에 폐지론을 주장하려면 신중하게, 그러나 분명하고 확실하게 폐지론을 펼쳐야 된다는 것이다.

- 국정감사 자료에 1999년부터 2004년까지 국보법으로 신고된 1,510명 중 811명이 구속되었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1999년에는 506건에 312명이 구속되었으나 2004년에는 75건에 28명만이 구속된 바 있습니다. 점차 줄어들고 있는 국보법 피해자에 대해서 법 폐지까지 하면서 인권을 보호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불안과 맞바꿀 수 있을 정도로 실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 만약에 인권보호를 위한다는 취지로만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경우에 폐지 전 보다 훨씬 더 강한 사회 체제 혼란이 발생되어 피해를 보게 될 경우 그것을 누가 보상할 수 있겠는가. 차라리 불편하더라도 국보법을 개정해서 유지하는 것이 국민의 불안을 해소시킬 수 있고 안보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그 정당성과 차별성을 밝히라고 해도 밝히지 못하는 것을 보면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인권’이라는 이유가 순수한 뜻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입법기관에서 국민을 대표해서 법 개정을 하고자 하면서 폐지 반대측의 의혹을 논리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몰려다니며 개인적 돌출행동만 벌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 남한내에서 나오는 국보법 폐지 주장과 북한이 내놓는 폐지주장이 무엇이 다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하는데 밝히지 않으면서 자기 주의 주장만 펼치고 국민들 사이에 갈등을 조장하고 오해를 증폭시키는 정치인들은 참으로 무책임한 사람들이다.
이 사회와 후손을 걱정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려고 한다면 마땅히 남북한 주장의 핵심이유를 명확하게 얘기해 줘야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개인적 이유를 들면서 혹은 앞서 나온 말처럼 통일외교통상위원으로서 북한이 노리는 실제 목적에 대해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안위만을 생각하는 처신이라고 본다.
특별한 증거없이 그들이 북한 동조세력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국민의 대표로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다고 본다. 모 리서치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폐지 주장은 30%이고 개정이 70%로 국민의 뜻은 개정에 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의 실상이나 공산주의의 실체, 또는 실제로 북한의 전략, 전술, 심리전, 선무전의 개념과 6·25 한국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충분히 알려주고 나서 다시 리서치를 했다면 아마 더 큰 표차가 났을 것이다.

- 북한에서는 왜 한국의 국가보안법 폐지를 그렇게까지 주장하고 있는가.

▶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것이 북한의 대남혁명전략과 연결이 되어있다. 다시 말하면 북한의 목적은 북한을 하나의 혁명 기지로 해서 한반도를 공산화한다는 것이다. 한반도에서 공산혁명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국가보안법이다. 국가 보안법만 없었어도 남한내에서 자신들을 찬양하는 세력들이 여기 저기서 벌떼같이 일어나고 그걸 이용하면 손쉽게 혁명을 일으킬 수 있었는데 국가보안법이라는 것 때문에 그렇게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고 계속 이야기하고 그것과 함께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마땅히 자기들의 정부가 정통성이 있는 정부이고, 조선 인민들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정부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 공산화 혁명을 해야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남한에서 혁명을 해야하는데 장애가 되는 국가보안법을 마땅히 폐지해야 한다고 떳떳하고 당연하게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한국전쟁 당시에도 남남갈등이 벌어졌을 때에 박헌영은 남쪽 사람들이 북한을 찬동하고 있다고 오판했었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이유가 북한에서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와 설사 다르다 하더라도 그것은 남한내의 정권싸움이라든가 어떤 정치이슈에 대한 찬반으로 갈등이 벌어지는 것이지 폐지찬성 세력이 북한을 찬양하는 세력이나 옹호하는 세력은 아니라고 본다. 남쪽에 있는 권력 헤게모니의 갈등을 북한에서는 자기를 옹호하는 세력이 나타난 것으로 오판할 수가 있다. 또 유사시 오판이 사실인 것처럼 꾸며서 상황을 이용하여 덮어씌우는 심리전, 선무전이 등장될 수 있다.

- 그렇다면 현재 3당에서 합의를 이룬 폐지 찬성하는 의원들이 자신의 주장과 북한의 주장이 다름을 설명해준다면 지금과 같이 폐지 주장하는 사람들을 친북 또는 좌경세력으로 치부할 수 없을 것이며 이에 따른 심각한 국민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가.

▶ 우선 첫째로 열린우리당에서 개정을 하자는 의원들이 많았는데 대통령이 폐지를 하자는 쪽으로 돌아가니까 다시 당론이 그렇게 정해졌다.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을 통해 볼 때 국민들이 어떻게 그들의 선택에 대해서 신뢰를 할 수 있겠는가. 국회의원 하나하나가 법인기관으로서 자신의 입장과 의견을 분명히 해야한다. 폐지를 주장하는 의원이 그 이유가 북한의 주장과 왜 다른지 그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된다면 그동안 폐지를 반대해 온 사람들이나 개정을 하자는 사람들도 그들에 대하여 걱정이나 우려를 하지 않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들이 친북 좌경세력으로 오해될 리도 없고 이 땅의 민주화와 인권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더 잘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국민들과의 대화과정을 통하여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렇게 정상적으로 의회에서 결정을 하라는 것이다. 어떻게 결정이 되든 정상적으로 결정이 된다면 국민들 누가 그들을 비난하겠는가. 나는 국보법이 폐지되든, 유지되든, 개정되든 그것에 대한 중요성보다도 오히려 우리 사회지도자들이 국민들간에 혼란을 일으키고 생산성이 없는 갈등을 조장하고 결국 그렇게해서 북한으로 하여금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 최근 남남갈등은 이념적 갈등이라기 보다는 대북정책이 국내정치적 대립의 볼모로 전락된 측면에서 불거진 사회적 모습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왜 이런 상황이 유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보는가?

▶ 왜 이런 혼란이 반복해서 일어나느냐하면 통상 우리는 ‘대북정책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혹은 ‘포퓰리즘에 의한 정치적 선동성, 정치적 헤게모니 갈등때문에 그렇다.’라고 말들을 하고 있다. 현실을 제대로 모르고 어떤 포퓰리즘에 의한 정치적 이익을 계산해서 개개인이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의 효용성이나 정책 경쟁과정에 있어서의 공평성은 아예 없고 남은 것은 그저 권력자리, 밥자리 싸움뿐이다. 어떤 사람이 A라는 정책이 옳다고, 효용성이 높다고 선호하더라도 그 정책을 따를 때 자기에게 불이익이 있으면 그는 그 정책을 반대한다. 가치가 다르더라도 누가 자리 하나 주면 자기의 가치를 버리고 자리 주는 사람에게 굴복한다. 이런 세상이다. 어떻게 공평한 정책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그래서 권력자리나 밥자리와 전혀 관계없는 시민 사회단체나 민간전문가들의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국방획득개선의 가장 중요 변수는
도덕성, 전문성, 대의성

- 다시 군의 문민화 정책으로 돌아와서 군내 문민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루려고 하고 그 첫 번째 작품이 국방개혁제도개선위원회에서 만들고 있는 ‘국방획득청’인데 이에 대해서 군내외에서 거부감을 많이 갖고 있는데 이런 혼란의 원인은 무엇인가?

▶ 이런 상황속에서 혼란스러운 것은 목적자체를 모르거나 목적과 수단이 도치되는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국방획득업무와 관련하여 개혁의 목적은 첫째는 도덕성, 두번째는 전문성, 세번째는 대의성 이다. 사람들은 우선 도덕성에 관심이 많다. 과정상의 공정성, 객관성, 공평성들이 도덕성에 포함되는 요소들이다. 두 번째는 전문성의 문제이다. 과연 이 무기체계가 또는 이 훈련비용이 가장 효율적이냐, 가장 목적에 적합하느냐, 기회비용을 따져 볼 때 가장 좋은 대안이냐 하는 것들이다. 이때 변수가 바로 효율성의 문제이다. 군의 작전, 전술 혹은 전장환경, 군 환경적 요소인 실무적인 전문성과 또는 회계상의 전문적 기술성들을 통칭해서 전문성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대의성이란 그건 도덕적이건 전문적이건 그런 것에 상관없이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느냐, 무엇을 원하지 않느냐 하는 문제이다. 왜냐하면 군이 사용하는 모든 예산은 국민의 세금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군의 주인은 국민들이기 때문에 주인들의 의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전문성과 도덕성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계산하느냐 또는 누가 판단하느냐 하는 잣대에 따라 애매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뜻은 여론조사 결과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런 것은 잣대나 기준이 필요없는 것이고 그런 계량적인 분석이나 혹은 정성적인 분석과 같은 것을 넘어서 있는 것이다. 이것이 역대 철학가, 정치가들이 이야기 해 온 『道』라는 것이다. 국민들의 뜻은 바로 하늘의 뜻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뜻이 어디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바로 이것이 대의성의 문제다.
도덕성, 전문성, 대의성 이 세가지를 놓고 볼 때 문민화의 개념이 명확하게 된다.
첫째 도덕성의 문제를 보자. 법과 제도가 잘 되어 있다고 도덕성이 지켜지진 않는다.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이 한다고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다. 군이 하든 민간인이 하든 그건 우리 역사적인 발전의 한 과정이고 그 법의 적용에 대한 기술적 효용성과 우리 사회의 도덕의식, 민주의식이 얼마만큼 발전해 있느냐 하는 측면이지 그저 사람을 바꾸고 법과 제도를 바꾼다고 해서 무조건 되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전문성에 관한 것인데…

- 그럼 법과 제도도 아니고, 시스템을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가?

▶ 여러 가지 역사적이고 환경적인 요인들, 소위 컨텍스츄얼한 문제들이 있다고 본다.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하고 결과에 따라 확실하게 응징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그 자리에서 비리를 저질렀든지 혹은 판단을 잘못 했다면 그 책임규명을 명확히 가릴 수 있어야 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아주 엄정하게 평가를 해야 한다. 적은 돈이라도 그 돈을 뇌물로 받아서 결정을 하는데 영향을 줄 만큼이 되었다면 강하게 처벌을 해야한다. 인권이 보장되는 한도내에서 그 죄에 대해서 명확하게 대가를 주어야 한다. 이런 사회적인 바탕이 형성되어 있어야만 전체적인 시스템의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해진다.
두 번째 전문성에 관한 것이다. 경우와 정도에 따라 다른 경우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우리 군에는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고 스스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 왜냐하면 그동안 우리가 계속 미군에 의지해 왔기때문에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전문성을 쌓고자 하는 동기가 부여되지 않았었다. 미국식 교리와 미국식 매뉴얼을 그대로 베껴왔고 그것이 최고인 양 답습해 왔다.
실제로 현실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탐구하고 개발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이 제도나 조직문화와 함께 따라 주었어야 했다. 우리 군조직에 이런 것들이 권장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나라는 미군이 지켜주는데 괜히 똑똑한 놈 데리고 써봐야 귀찮기만 하고 그저 내 비위 잘 맞추는 사람이 나에게 이익되고 내가 편하게 업무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또 잘난 척 나서봤자 자신한테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이 뿌리깊이 잠재의식 속에 박혀져 있었다. 결국 우리한테 진급지상주의, 보직지상주의가 판을 치게 된 것도 그런 밑바탕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정하고 싶지만 이런 노예근성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어떤 사람이 진급을 하고 계급에 맞게 보직이 맡겨질 때 과연 『그동안 그 사람이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느냐?』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그 사람이 그 보직을 맡았었다』라는 그 자체만이 중요하다. 더욱 어리석은 짓은 단지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으로 그가 그 일에 전문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당사자가 그 직책에서 얼마나 도덕적으로 전문적으로 올바르게 판단을 했느냐 하는 것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그 사람이 단지 그 직책을 맡았었다는 것만으로 전문성이 부여된다. 심지어 그 사람이 전문적인 판단을 잘못하고 비리를 저질렀다고 해도 또 다시 그를 받아들인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 간혹 전역하는 사람들을 볼 때 오히려 군에 남아서 능력을 키우면 우리 군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울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 군에서는 군의 전문화를 위해서 민간인을 받아들이고 행정사무관을 활용하겠다고 한다.

▶ 우리 군은 효과적으로, 효율적으로 업무를 올바르게 하려고 했던 똑똑한 젊은이들이 도태될 수밖에 없었던 환경에 있었다. 그렇게 해서 자발적으로 군을 나온 똑똑한 젊은이들이 많았다. 그 젊은이들이야말로 도덕성, 전문성, 대의성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가진 전문가들일 수 있다.
사실 군의 중간계층 지휘관에게 그런 소양들이 모두 쓸모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오히려 업무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이 사람들은 중간 레벨의 지휘관으로는 자기 전문성을 발휘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군은 지휘관계가 명확해야하고 명령체계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휘통솔의 환경이나 의사결정환경의 미성숙으로 그런 능력의 소유자들이 잘못 평가되어질 수 있다. 그들이 중간계층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명령 이행을 제대로 못한다든지 혹은 아무리 창의적이라고 하더라도 돌발적인 행동으로 비쳐질 경우에 그들이 적응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만일 그런 이유로 군을 일찍 떠난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지금의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소양을 가진 사람들을 일정 과정을 통해서 검증을 하고 군이 다시 선택해서 그들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것은 민간 고시에 패스한 사람을 영입해서 활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군에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5년간 8차례의 획득관리규정을
개정했다는 의미를 알아야

- ‘국방획득청’이 신설되면서 획득분야에 있는 많은 현역들이 전방으로 복귀하고 고시패스 출신들로 전문화그룹을 만든다고 한다.

▶ 획득청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소용이 없다. 지금까지 정부가 새로 출범할 때마다 군의 군수비리를 근절하기 위해서 획득개혁을 단행한다는 목적으로 이리저리 자르고 붙이고 했는데 국민의 정부를 거쳐서 참여정부까지 오도록 그 계획을 제대로 실천한 적은 없었다. 99년부터 2004년도까지 5년동안 획득관리규정을 8차례나 개정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개정해도 획득관리의 투명성, 공정성, 전문성이 향상되지 않는다.
자기 이득을 위해서 일을 하는 사람과 자기 이득도 중요하지만 정의가 무엇이고 공정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사람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우리에게는 후자쪽의 공무원들이 필요하다. 후자의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목적에 부합되어 효과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인지 항상 고민한다. 이들은 어디에 줄을 잡을 것인가, 누구를 사귈 것인가, 누구에게 좋게 보일 것인가 등에 대한 관심보다 꾸준히 자기 영역과 씨름하면서 전문성을 쌓아간다. 이들은 인간적으로 보기에 껄끄러운 사람들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옳은 말을 거르지않고 그대로 하기 때문이다.
최근 과거와 다르게 군내부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는 하급자가 상급자에게도 자신의 소신을 어느 정도 밝힐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소신과 신념은 제대로 된 상관일 경우에만 받아들여지고 빛이 난다. 나는 고시패스 한 사람들과 함께 공부를 한 적이 있다. 그들이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이 자기 이익보다도 정의가 무엇인지, 공정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고민하는 사람들인가. 우리 사회의 도적적 아픔을 겪고 어떻게든지 올바르게 공평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그런 사람들인가. 간단히 말해서 우리 사회에 고시공부를 하는 젊은이들의 성향이라고 하는 것은 대체로 안전하고도 편안한 인생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불의에 도전하고 환경을 개척하려는 그런 성향의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이 수십년간 군이 하다가 못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가. 더구나 그들이 군의 획득문제에 대하여 전문성과 도덕성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하는가. 회의적인 일이다.

문민통제의 진정한 의미

- 마지막으로 앞서 문민통제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였지만 문민통제의 역사적 의미와 한국군의 진정한 문민통제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면?

▶ 국방부 직원들을 민간인들로 하겠다, 행정사무관들로 하겠다, 현역군인들을 전방으로 보내겠다, 그것이 진정한 문민통제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문민통제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 옛날 고대 왕국시대에 왕에게 혹은 절대 권력자에게 군대의 사용은 자기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사람들이 머리가 깨이면서 시민혁명이 일어나고 왕이라든가 절대권력자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것에 따르는 여러가지 비효율성이나 악폐를 생각하게 되었다. 민주주의의 발전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이 권력을 어떻게 분산할 것인가,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하는 그 방법론의 발전이라고 볼 수 있다.
권력의 중심에는 항상 군대가 있었다. 문민통제라고 하는 것은 바로 거기서 출발하는 것이다. 문민통제라고 하는 것은 군대가 절대권력자의 소유물이 되지 않고 국민들 모두의 소유가 되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소유뿐만 아니라 그 군대를 국민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문민통제의 올바른 의미이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잘 발달된 미국같은 경우에 국방부장관도 민간인이고 해군성, 육군성, 공군성의 장관들도 별도로 있어서 민간인이 장관이 되어 총장들을 통제하고 군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문민통제이다. 군대는 칼을 사용하는 집단이다. 칼의 힘은 바로 그 칼을 쓰는 사람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칼을 쓰는 사람을 국민들이 통제하게 해 줘야 하는 것이고 국민들이 그 칼을 사용하도록 해줘야 하는 것이다. 문민통제의 의미를 제대로 살려서 이 땅에 문민통제의 숭고한 의미를 잘 발전시켜야 한다.

- 우리나라에서 시도하고자 하는 문민통제는 어떤 의미라고 보는가?

▶ 우리나라에서 문민통제의 의미는 무엇인가. 사실, 우리나라는 엄청난 속도로 군에 대한 문민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마도 과거 군부통치시대의 반작용이 아니겠는가 생각해 본다. 지금 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거스를 수가 없고 또 군대가 대통령의 뜻을 거스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예를 들어 어떤 장군이 군대를 일으킨다고 할 경우에 이제는 군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국민들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의 문민통제의 발전정도가 상당한 수준에까지 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문민통제가 세련되고 정교하게 전문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국민들이 국가안보 서비스라든가 안보요구를 제대로 잘 정리하지 못하고 있고, 대통령에게도 국민들의 안보수요가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 문민통제를 세련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문민통제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민간인 출신의 국방장관이 들어와야 한다. 그 민간인 장관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국민들의 안보요구에 맞는 안보수요를 정확하게 추출해 낼 수 있어야 하고 전문적으로 대안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중요한 결정들에 대한 우선 순위를 잘 정리해서 대통령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며 국민들의 뜻에 따라서 대통령이 군을 잘 통제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전문적으로 보고하고 건의할 수 있어야 한다. 얼마전에 일본에 가서 한일안보포럼을 했는데 지금 일본과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방위청의 현역장교들을 늘리고 있는 추세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도 평화헌법의 반작용이 아니겠는가 생각된다. 어느 경제장관이 우리 경제에 대한 펀더멘털이 좋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내가 볼 때 우리나라에는 군의 문민통제에 대한 펀더멘털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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