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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당사자’ 강조한 이 대통령, 북한 대답은? “주한미군부터 철수해라!”
박계향  (Homepage) 2012-01-06 16:37:32, 조회 : 7,134, 추천 : 1379

이명박 대통령은 5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먼저 시대착오적인 적화 통일을 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하면서 “흡수통일을 목표하지도 시도하지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2012년 동안 어떤 살림을 살 것인지를 밝힌 ‘신년 공동사설’이 밝혀진 이후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무모성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의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는 그나마 우호적이었던 2011년 사설과는 판이하게 달리 한국 정부에 대한 철저한 외면이 나타났다. 그리고 한미 양국간 이간을 시도하고 한국 내의 보혁세력 간의 갈등을 조장하여 ‘반정부 통일전선투쟁’에 초점을 두겠다고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노골적인 표현이 아니더라도, 올해 북한은 한국내 대선과 총선을 두고 한국사회의 맹점인 보혁갈등을 부추기기 위해서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신랄한 비판활동을 강화할 것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한국내 분열을 꾀함으로써 남남갈등을 증폭시키고 결국은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이라는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변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한은 혹 6자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지금까지의 6자회담의 방향과 다르게 우라늄 농축 잠정 중단 발언을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한반도 평화체제를 내세워 주한미군철수 주장을 할 수도 있다. 북한이 전략적으로 대남정책 및 대미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동안 이 대통령은 “당장 흡수통일을 하겠다거나 북한을 망하게 한다는 목표는 갖고 있지도 않고, 시도도 않을 것”이라고 발언하며 남과 북이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해 나가면 한반도가 번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가장 중요한데, 그렇게 만들 수 있는 것은 “남북 당사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 김정은 정권은 어떻게 반응할까. 2012년 신년 공동사설에 "올해에 자주통일의 돌파구를 열어놓아야 한다"고 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내외호전세력의 군사적 결탁의 위험성에 각성을 높이며 조선반도평화보장의 기본장애물인 미제참략군을 남조선에서 철수시켜야 한다.』

이런 발언을 표면적으로 하고 있는 북한이 만약에 그동안 자기들도 “우리끼리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들자.”고 주장해왔다고 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남북당사자끼리 만들자고 했으니 주한미군부터 철수하라.”고 되받아 친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에 대응할 것인가.

북한 정권은 김정일 영결식이 끝나자마자 제일 먼저 ‘남측 정부와 상종거부하겠다’고 강하게 나왔다. 그리고 신년 사설을 통해서 북한의 오래된 숙원인 주한미군철수를 화두로 꺼내며 한국내 여론분열을 도모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 이런 북측의 변화를 볼 때 북한이  주한미군철수 명분을 만들기 위해 그에 걸맞는 대남도발을 할 것까지도 우려가 된다.

이런 시점에 이명박 대통령은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신년부터 “우리끼리 한반도 평화와 안정되도록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소리치고 싶어 기회를 엿보고 있던 북측에 확성기를 건네준 것이다. 이에 대한 북한 김정은 정권의 대응 논리는 사실 뻔하다. 김정은 정권이 “우리끼리 정말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 보자.”라고 맞받아치면서 “그렇게 하기 위해 우선 남한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면 한국 정부의 말을 믿겠다.”라고 할 가능성이 지금까지 북한을 경험해온 바에 의할 때 가장 큰 것이다. 북한이 이렇게 나올 때, 우리끼리 잘 해보자고 말한 입은 좀 민망해지지 않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은 잘해보자고 앞서 나갔을 뿐이다. 그가 주한미군철수 요구에 불응한다면 북측으로부터 또다시 ‘상종 못할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될 것이다. 이 대통령이 아무리 유화적인 목적을 가지고 발언을 했어도 북한은 따라서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미 제국주의 괴뢰정부의 사탕발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김정은 체제로 이어지면서 대내적으로 아주 큰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는 북한이 이런 갈등을 큰 메아리로 만들어 보내면 국내 반미세력들이 ‘주한미군철수’를 내세워 가두행진이나 하지 않을 지 우려된다.

올 한해도 역시 국민들은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대표라고 자처하는 정치권에서나마 말조심, 행동조심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한다. 북한을 회유하고 싶다면 북측이 듣지 않을 말만 골라하는 것보다 전략적으로 우리에게 끌려올 수 있는 안을 생각해야 한다. 북한보다 한 번 더 생각해서 북한과의 고도의 심리전 및 외교전을 벌여 승리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 정부가 ‘한 번 더’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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