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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파가 총리될 민주당의 선거 공약 ‘독도는 일본땅’ 어떻게 볼 것인가
박계향  (Homepage) 2009-08-31 11:36:06, 조회 : 9,921, 추천 : 1979


50년 장기 집권으로 영원히 유지할 것 같았던 일본 자민당이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주었다. 민주당은 모두 480석이 걸린 이번 선거에서 308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이 확보한 308석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일본에서 한 정당이 차지할 수 있는 최대 의석을 전부 차지한 것이다. 자민당은 현재 의석보다 무려 181석이나 줄어든 119석을 얻는데 그쳤다. 그 외는 소수정당들이 차지했다. 일본 선거 역사상 전례가 없는 대승을 거둔 민주당은 빠르면 오늘부터 정권 인수팀을 구성해 정권 인수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1993년 사회당 연정이 10개월만에 내분으로 스스로 붕괴하여 그 속에서 태동한 민주당에 의해서 50년 정치정당이 무너지고 만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당 연정의 붕괴는 일본 정치사에 유일한 야당 민주당의 출범을 예고한 것이다. 실제 민주당이 자민당을 물리치고 이번에 정권을 탈환할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정치공약으로 내건 모토 ‘변화의 기치’가 일본국민들에게 받아들여져 설득할 수 있는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일본 정치의 변화’라는 민주당의 구호가 선거 전 12일 간 계속된 유세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이 이를 입증한다. 민주당은 일본국민들 즉 유권자의 마음을 읽었고 일본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 그 국민들의 마음 속을 파고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물론 선거는 만장일치제가 아니기 때문에 꼭 민주당이 일본국민 전부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최근 아사히 신문이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3%는 자민당과 민주당에서 내건 정책 공약들이 현실화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으로 민주당이 얼마큼 국민들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가하는 것은 민주당이 어떻게 공약을 실천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새총리가 된 하토야마 유키오는 2005년 총선까지 7선을 기록한 정치 9단이며, 일본 정치계에서 친한파로 분류되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미국이 이끄는 시장근본주의를 비난하며 일본과 일본국민을 세계화로부터 지켜낼 것이라고 말해 온 특이한 사고의 인물이다. 게다가 그는 동아시아 통화동맹을 결성하고 정치적 통합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민주당이 이 같은 이상을 현실로 옮길 능력과 이를 뒷받침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총리의 의지이므로 어느 정도는 정치에 반영되지 않겠는가 생각된다. 그동안 그가 말해 온 것으로는 “한·일 간 갈등을 고려해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 “일본 내 한국인의 지위 향상을 높이겠다.” 그는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에서는 과거 식민지 침략을 미화하는 풍조가 있다.”며 “민주당은 민족주의에 사로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과거 반성을 통한 과거사 청산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반면, 이번 선거기간중 민주당은 스스로를 활동적이고 개혁 지향적인 정당이라고 말하면서 주변국을 자극할 만한 공약을 서슴치 않고 주장했었다. 민주당은 7월 27일 발표한 중의원선거 정책공약에서 ‘독도가 일본의 영토임을 분명히 하고 대화를 통해 조기해결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민주당 정권정책 선언 2009’와 ‘민주당 정책집 인덱스 2009’에는 독도와 관련해 “영토문제 해결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제는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일본)가 영토주권을 갖고 있는 북방 영토,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현) 문제의 조기 그리고 평화적 해결을 위해 끈기 있게 대화를 거듭하겠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한국과 중국이 민감하게 바라보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시 공약에 포함시켰다. 전쟁 희생자를 위한 새로운 추도 시설로 야스쿠니 신사를 만들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일본은 어떤 나라인가. 2009년 방위백서에는 지난해 7월 발표된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의 독도 관련 표현보다 더욱 강력하게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고 기술하고 있는 나라이다. 친한파 총리가 되었다고 안심하고 있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개인의 정치 승리가 아니라 일본국민들이 50년 지지해온 자민당을 버리고 민주당을 선택한 것의 의미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 민주당이 그동안 단 한 번도 집권을 해 본 경험이 없어서 정권을 얼마큼 장악할 지는 두고봐야할 문제이지만 그런 측면이 오히려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정치 성공은 집권능력과 비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민주당의 약점이 공약으로 내세운 변화와 개혁을 현실화 시키는데 얼마큼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민주당의 외교부문 공약에는 ‘한일 양국의 신뢰관계 강화’라는 항목을 두고 ‘한국은 6자회담 당사국이기도 하므로 우호적인 한일관계 재구축은 북한에 의한 납치 핵 미사일 문제해결은 물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하다.’며 외교적으로 관계강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독도문제를 걸쳐놓고 있기 때문에 총리가 친한파이고 선거중 이미 이명박 대통령과 안면을 열어두었다고 해서 당차원에서 거부되고 주장되는 것들에 대해서 총리라고 가볍게 처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지금까지 한국정부와 관계를 유지해온 자민당이 민주당의 독도문제에 대해서 합의를 이룬다면 우리의 대처방안의 선택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일본 양당간 독도문제로 합일점을 이루는 것을 막는 것만으로도 일본의 무대뽀(?) 압박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동안 자민당이 독도문제를 거론하고 대응해온 것을 보더라도 그것도 역시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한국정부는 전방위적으로 치밀한 전략을 세워 일본 민주당의 어떤 전술에도 꺾여서는 안된다. 일본 민주당이 독도문제를 국제재판소까지 갖고 가게 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상황은 우리에게 더욱 힘들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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