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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도와야 겠져?
장기자  2005-08-10 10:48:47, 조회 : 9,418, 추천 : 2106

    장기적인 지원을...

1. 정부의 대북지원책
최근 남북 장관급회담을 계기로 정부의 중요한 대북 지원책이 연이어 발표되는 내용을 보면서 장기적인 대북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는다.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는 ①경공업 원자재와 지하자원의 상호제공, ②쌀 50만t의 지원, ③경의선·동해선 철도의 연결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을 발표한데 이어 그동안 설(說)로만 무성하던 대북 중대제안 내용을 밝혔다. 북한이 핵 폐기에 응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한국에서 생산한 전력 200만㎾를 북한에 직접 제공한다는 것이다.

2. 긍정적 측면
정부의 대북 경제지원 전략은 지금 상황에서는 적절한 제안이라고 볼 수 있다.  첫째, 식량제공은 인도주의적 입장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를 대비한 북한 노동력 보전 면에서도 필요한 정책이고, 둘째, 경제협력에 있어 상호이익이 강조되었다는 것이며, 셋째, 발전설비, 철도 등의 인프라는 통일 이후에도 남는 것이므로 다른 형태의 대북지원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 입장에서는 설비투자에 드는 비용으로 어차피 써야 할 돈을 미리 지출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특히 전력 공급은 북한 입장에서도 거절하기 어려운 매력적인 제안이다. 우선, 에너지 부족으로 공장가동률이 20%선에 머물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가장 큰 지원이 바로 전력 공급이다. 그리고 전력 지원은 현 체제의 존속을 바라는 북한 정권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제안이다. 공단이나 특구건설 등은 북한 인민과 한국민의 접촉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적 사고와 행동이 북한 내부 깊숙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력공급은 그럴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3. 부정적 측면
그러나 북한에 필요한 전력지원으로 북한 경제를 회복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대단한 오산이다.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한 동독이 통일 이전 서독으로부터 상당한 차관과 경제적 지원을 받았음에도 경제 회생에는 실패하였다.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 소련이 추가적으로 벌어들인, 국내총생산의 2%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오일머니’도 소련을 경제 붕괴에서 구하지는 못하였다. 문제 해결의 근본 열쇠는 외부에서 들어가는 돈이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체제 이행이다. 체제 이행이 없이는 전력공급 등 아무리 획기적인 대북 지원이 이루어지더라도 그것이 성장률에 미치는 효과는 단기에 그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4. 대북 지원의 한계
여기에 한국 정부의 대북 경제지원의 딜레마가 있다. 한국으로부터 북한에 필요한 전력이 공급되면 북한은 자본주의로 체제 이행을 하려는 의지가 줄어든다. 2002년7월1일 경제조치와 최근 북한의 주요 경제개혁은 체제이행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나마 북한 정부가 절박했기 때문에 취한 일련의 조치다.
경제회생도 안 되고 체제 이행의 의지도 줄어든다면 체제의 ‘현상유지’ 가능성만 증가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애초의 설비에 투자한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전력생산과 같이 해마다 지출해야 할 비용이 더 큰 부담이 된다. 이 돈은 북한의 체제유지를 위하여 쓰이는 것으로 계속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라는 사실은 정치적, 그리고 기회비용의 측면에서 우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5. 개선 과제
이처럼 최근 발표한 정부의 대북 지원책은 응급조치에 불과 한 것으로 결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정책은 체제 이행을 위해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최적의 압력’을 북한에 가하는 것이다. 압력이 지나치면 위험부담이 커지고 우리가 원하는 시점보다 훨씬 빨리 막대한 통일 비용을 치러야 한다.
그렇다고 압력이 너무 모자라면 회생 가능성도 없는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유지를 위해 상당한 지출을 계속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최적의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정책을 찾고 그 이후의 과정에 대비하도록 통일 정책의 밑그림을 새로이 짤 필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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