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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military
Subject   [2011.07] 호질 34 : 군 상부구조, 수렴과 타협을 위한 틀을 개발하자
박휘락 교수의 호질

<박휘락 교수의 호질(虎叱) 34>


상부구조, 수렴과 타협을 위한 틀을 개발하자



박휘락 (본지 논설위원)



상부구조의 변화는 변화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변화를 통하여 한국군이 발전하거나 군사대비태세가 강화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상부구조 개편의 내용 자체에 대해서도 특정한 방향 선택에 수반될 수밖에 없는 위험을 식별하여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국방부는 2011년 3월 “국방개혁 307계획”을 발표하면서 그의 핵심내용으로 상부구조의 변화를 부각시켰다. 현재 군령권(軍令權, 군사력의 운용에 관한 권한으로 군사작전 시 부대에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이다)만 보유하고 있는 합참의장에게 부분적인 군정권(軍政權, 군사력의 관리 및 건설에 관한 권한으로 현실적인 핵심내용은 인사권이다)을 제공함으로써 예하 부대 및 간부들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작전지원권만 보유하고 있는 각군 참모총장에게 작전지휘권을 추가적으로 보장함으로써 책임성을 강화하겠다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의 구현을 위하여 제정 및 개정되어야할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이다.


국방부와 예비역 갈등으로 표면화


2011년 말까지 개편안에 대한 군 내외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국회 심의절차를 거쳐 관련 법령을 제·개정하고, 2012년까지 합참과 각군본부의 조직을 개편하면서 작전지휘계선에 각군 참모총장을 포함시키며, 2014년까지 각종 연습을 통하여 개편안을 검증하면서 각군본부와 작전사령부를 완전 통합하고, 2015년까지 최종 임무수행능력을 검증하여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가 추진하는 개편안에 대하여 비판론도 적지 않다. 해·공군 예비역 장군들이 주축이 되어 제기하고 있는 사항들로서,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태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각 직책을 담당한 사람이 잘못 판단 및 대응한 것이기 때문에 개편안 자체가 문제에 대한 잘못된 진단에서 비롯되었고, 개편안의 내용 자체도 상당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해·공군 역대 참모총장들은 2011년 5월 중순에 개최된 국방부의 상부구조 관련 설명회에 불참하였고, 관련된 법률안이 국회에 송부된 이후에는 입법 과정에서 통과를 저지하고자 노력할 것을 천명하였으며, 6월 20일에는 조선일보 광고를 통하여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현재의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틀과 명분’


특정 사안에 대한 비판이 생산적으로 수렴되는 한 그것은 권장되어야 한다. 비판을 통하여 문제점을 보완하고, 간과했던 부분도 고려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부구조들 둘러싼 현재의 논란은 수렴과 타협을 모색하지 못한 채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국방부는 개편안을 추진하는 데 노력하고 있고, 비판론자들을 그럴수록 반대의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한쪽은 그 장점만을 강조하는 대신에 다른 한쪽은 단점만을 강조하고 있고, 제로섬 게임(zero-sum game)과 같은 상호 부정이 이성적 토론을 압도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상부구조 개편안에 대한 지지나 반대의 의견이나 논리가 아니다. 더 이상의 토론은 서로의 감정적 골만 깊게 만들고, 개혁을 후퇴시킬 뿐이다. 쌍방의 다른 의견과 논리를 인정하고, 그것을 수렴하도록 하는 틀과 명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로의 목소리를 낮추도록 만들고, 머리를 맞대도록 하는 명분이 필요하다. 그래야 쌍방이 소모와 대결의 논쟁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수렴을 지향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판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이러한 취지에서 위험관리(Risk Management) 개념을 적용할 것을 제안한다. 위험관리가 지향하는 바는 특정 주장의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사회의 대부분 주장이 장점과 동시에 단점도 지니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특정안을 채택할 경우 그에 따르는 부작용도 사전에 고려하면서 그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책도 동시에 강구할 것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대부분의 사안과 같이 현재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상부구조 개편안도 위험요소를 지니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책을 모색하고자 접근할 경우 비판론을 수렴할 명분이 발생하고, 비판론자들의 입장에서도 전체 방향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비판은 바로 위험을 말하는데, 그러한 비판을 수렴하면 위험이 감소될 것인데, 비판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위험관리 개념 적용 제안


위험관리는 기본적으로 경제에서 투자와 관련하여 빈번하게 적용되는 개념이다. 성공하였을 때 예상되는 수입의 규모가 클수록 위험도 높아지고, 반대로 예상되는 수입규모가 적을수록 위험도 낮아진다. 이것은 군대에도 적용되었는 바 미군들은 훈련의 실전성을 높이면 사고의 위험이 커지는 관계를 인식하고, 그 둘을 조화시키고자 위험관리 개념을 적용하였다. 나아가 럼스펠드 전 미 국방장관은 이러한 위험관리를 정책차원에 적용되는 기준으로 격상시켰다. 그는 미군의 과감한 “변혁(Transformation)”을 주창하면서도 그러한 변혁에 따르는 위험을 식별하여 그것을 완화시킬 수 있는 조치를 동시에 강구할 것을 강조하였다. 럼스펠드 장관은 미군들이 어떤 정책을 발전시킬 때 수반될 수밖에 없는 위험을 식별하여 완화책을 강구할 것을 의무화하였다. 그리고 럼스펠드 장관이 강조한 바는 지금까지 미군에게 계승되어오고 있는데, 2010년 발표된 국방부의 『4년주기 국방검토보고서(QDR: Quadrennial Defense Review)』에서도 7쪽에 걸쳐 위험관리에 관한 내용이 기술되고 있다.

현재 한국군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부구조의 경우 장점도 적지 않겠지만, 당연히 그에 수반하는 부작용이나 위험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상부구조의 변화에 관한 논의 자체는 건전한 군 발전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지만, 군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상부구조의 변화 가능성 자체는 장병들이나 국민들을 염려하게 만들고(변화 자체가 염려를 줄 수밖에 없다), 현재의 체제를 변화시킴에 따른 다양한 행정소요 및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그의 논의를 국민들이 꺼리는 것은 논의 또는 변화 자체가 수반하는 위험성을 우려하기 때문인 것과 같다. 따라서 국방부는 상부구조 변화의 폭을 강조하기 보다는 지속되고 있는 측면을 강조하고, 시간적으로 여유를 가진 채 논의를 이끌어나갈 필요가 있다. 


상부구조 개편 외 다른 과제 36개도 집중해야


또한 현재의 상부구조 논의는 국방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다른 개혁과제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킬 위험이 있다. 2011년 3월 8일 국방부가 발표한 “307 계획”에서는 73개의 과제가 제시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 37개의 과제가 2011년과 2012년 내에 추진되어야 할 단기과제이다. 그러나 그 중의 하나인 상부지휘구조 개편이 워낙 중요하면서도 논란이 되어 버린 상태라서 다른 과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상대적으로 미흡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상부구조에 관한 사항은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여 법개정을 기다리면서 이제 국방부는 나머지 단기 국방개혁 과제 36개를 실천하는 데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

다른 어느 개혁안과 마찬가지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상부구조 개편안의 경우에도 내용상에서도 몇 가지 위험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각군 참모총장에게 작전지휘권을 추가할 경우 각군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참모총장들의 식견을 군사작전에 최대한 활용하고, 군별 책임소재도 명확해지며, 정치지도자들이 혼란스럽게 생각할 소지도 줄어들지만, 합참의장이 작전사령관들을 직접 지휘하는 것에 비해 신속성이 떨어질 위험도 없지 않다. 또한 작전본부가 원거리에 떨어져 있을 경우 결심이 지체되거나 추가적인 C4I체제가 필요해질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개편의 내용 자체에 대해서도 특정한 방향 선택에 수반될 수밖에 없는 위험을 식별하여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상부구조의 변화는 변화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변화를 통하여 한국군이 발전하거나 군사대비태세가 강화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약을 먹을 경우 그 약의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는 다른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러한 점에서 추진의 주체인 국방부는 더욱 대승적인 자세와 열린 귀를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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