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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military
Subject   [2011.05] 군 상부구조 개편 논란. 해법은 없는가? - ‘선(先) 3군균형 보장, 후(後) 집중’이 필요하다 -
군 상부구조 개편 논란


군 상부구조 개편 논란. 해법은 없는가?

- ‘선(先) 3군균형 보장, 후(後) 집중’이 필요하다 -



김재엽 

(한남대 국방전략연구소 연구위원, out-last@hanmail.net)



“전쟁에서 육군, 해군, 공군이

분리되어 싸우는 시대는 영원히 끝났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군복 색깔은 다르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군은

오직 조국의 군대, 국민의 군대다.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하나의

사명만이 있을 뿐이다”

(3월 4일 이명박 대통령의 초임장교 합동임관식 연설 中에서)


지난 3월 8일 국방부는 ‘307 계획’으로 명명된 이명박 행정부의 국방개혁 추진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총 73개의 단기·중기·장기 과제에는 ‘군 지휘구조의 개편’, ‘전력증강의 우선순위 조정’, ‘서북도서 방위태세의 보완’ ‘북한 비대칭 위협에 관한 대비태세 중점 확충’, ‘국방운영의 효율성 제고’, ‘군 교육훈련체계 개선’ 등이 포함되어 주목을 받았다.

이들 가운데서도 특히 대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주제는 단연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합참), 육·해·공군 본부를 포함하는 군 상부구조의 개편이다. 지난 1990년의 소위 ‘818 계획’으로 현재의 군 상부구조가 성립된 지 21년만의 일이다. 그 구체적인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 합참에 합동군사령부의 기능을 부여한다. 합참의장 휘하에는 작전 등 군령기능을 담당하는 1차장, 군정/기획기능을 담당하는 2차장을 임명하여 합참의장을 보좌한다.

● 육·해·공군 참모총장을 각 군 전투부대의 지휘계선에 다시 포함시키고, 합참의장이 각 군 참모총장을 지휘하도록 한다.

● 각 군 본부를 작전사령부와 통합하고, 내부는 참모총장의 지휘를 받는 지상·해상·공중 전투지휘본부와 전투지원본부(교육훈련, 군수지원, 편성 등 담당)로 2원화한다.

● 합참의장에게 작전지휘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사, 군수, 교육기능 등의 일부 군정권을 부여한다.


307 계획에 제시된 군 상부구조의 개편방안


하지만 307 계획의 발표 직후, 상부구조 개편안을 둘러싼 군 내외의 반응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형편이다. 3월 23일 김관진 국방장관이 성우회, 재향군인회를 대상으로 개최한 국방개혁 설명회에 참석한 예비역 원로장성들이 잇달아 우려와 비판을 쏟아낸 것은 그 시작이었다. “합참의장이 각 군 참모총장을 지휘한다면 각 군의 전문성, 자율성을 약화시킬 것이다”, “육군 주도의 통합군 체제로 나아가려는 속셈이다”, “합참의장에게 군정권까지 부여하는 것은 문민통제 원칙에 위배된다”, “안보상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지휘구조를 개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등이 비판의 요지였다.

특히 전임 해·공군 참모총장들이 비판의 선봉에 나서면서 ‘육군 대 비(非)육군’의 갈등이 재현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국방개혁과 관련해 국방부 내 누구도 다른 건의를 하거나, 지연하거나 방해하는 세력은 항명(抗命)으로 간주하여 인사조치 할 것”이라는 청와대 내부의 모 참모의 발언으로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현역 장성이나 예비역 장성이나 일반 국민도 국방개혁 필요성에는 아무도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 천안함과 연평도에서 북한에게 계속 당하고도 군이 개혁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기회가 없다. 이번 기회에 국방개혁을 해야 하고 여기에는 각자 이기적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여 307 계획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군 상부구조는 최고통수권자를 정점으로 한 국방체제의 구성요소인 동시에 국방의 양대 기능인 군정·군령기능을 총괄적으로 지도, 관리함으로써 국방 목표 달성에 필요한 군사력의 건설, 유지, 그리고 운용을 직접적으로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는 국방전략 및 정책의 수립·결정·집행에 관한 우선순위 설정, 국방 기능에서의 민간과 군부의 관계, 서로 다른 군종들 사이의 균형발전 내지 주도권 등이 여기서 결정되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307 계획의 여러 개혁과제들 가운데서도 군 상부구조의 개편 문제가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필자는 ‘군 상부구조 개편을 둘러싼 지금의 논쟁들이 과연 생산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심지어는 307 계획을 둘러싼 갑론을박을 벌이는 이들 가운데, 이번 논쟁의 핵심 주제라고 할 수 있는 ‘합동군’과 ‘통합군’의 차이점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그렇다면 이번 307 계획이 제시하는 군 상부구조 개편안을 둘러싼 주요 쟁점은 무엇인가? 또한 어떠한 해결책이 요구되는 것일까?


주요 쟁점들의 정리


(1) 각 군 참모총장의 작전지휘 계선 포함

1990년의 818 계획 이후, 20년이 넘도록 육·해·공군의 야전군급 작전사령부와 예하 전투부대에 대한 작전권은 전·평시 모두 합참과 합참의장이 보유하고 있다. 반면 각 군의 본부와 참모총장은 작전지휘 계선에서 제외된 채, 인사·교육·기획·군수지원 등의 비전투 행정기능, 즉 군정(軍政) 분야에 관한 지휘감독 권한만을 보유할 뿐이었다. 다시 말해서 실전에서 각 군의 대표격인 본부, 참모총장이 배제된 상태에서, 합참이 배타적으로 3군 전체의 군사력을 운용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현재의 군 상부구조에 따르면, 천안함 피격사건 당시 해군참모총장이 침몰 현장에서 구조작전의 지휘에 나선 것도 작전계선을 무시한 월권행위가 된다. 해군의 수장이 해군작전에 필요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편법으로 해석되어야 하는 지휘구조를 과연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본래 합참의 1차적인 기능은 서로 다른 군종들의 전력을 유기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며, 이에 따라 내부에는 육·해·공 3군 출신의 인원들이 함께 편성된다. 때문에 합참은 전면전쟁을 비롯한 중·장기적인 군사력 운용의 조정, 통합에는 적합하지만, 국지도발과 같은 우발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작전상의 신속성, 전문성은 각 군의 본부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의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을 계기로 북한의 기습 및 국지도발 위협이 부각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 때, 육·해·공군 본부와 참모총장의 작전지휘 계선 소외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문제다.

이 점에서 육·해·공 3군의 참모총장에게 다시 예하 전투부대의 작전지휘, 즉 군령(軍令)권을 부여하는 내용이 307 계획에 포함된 것은 현행 군 상부구조와 비교할 때, 분명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될 자격이 충분하다. 실전 수행을 위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적어도 해당 군의 작전에 관한 대표이자 최고 전문가인 참모총장의 식견과 주장이 배제되는 일은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참이 주요 전투부대의 작전지휘 권한을 독점적으로 행사하는 현재의 군 상부구조보다는 유사시 3군의 전문성, 자율성을 실전에 반영하는 데 분명 유리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해·공군 출신의 예비역 장성들은 오히려 이러한 지휘구조 변경이 ‘통합군 체제를 염두에 둔 계획’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 307 계획을 둘러싼 비판적 여론 가운데서도 국방당국이 특히 당혹스러워 하는 대목이 바로 이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건군(建軍) 이래 고질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특정 군 중심의 의사결정구조’ 때문이다.

우선 합참의 수장인 합참의장은 지난 1954년의 초대 이형근 의장부터 지난 7월 취임한 현재의 제36대 한민구 의장에 이르기까지, 공군 출신의 1명을 제외한 절대다수가 육군 출신으로 임명되었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49년 합참본부가 설치된 이후 임명된 총 17명의 합참의장들 가운데 육군 출신이 8명, 해군 출신이 4명, 해병대 출신이 1명, 그리고 공군 출신이 4명이었던 것과는 달리, 한국군의 합참의장은 육군이 완벽하게 독점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합참 내부의 조직구성에서도 3군의 불균형은 명백히 드러난다. 천안함 피격 직후인 지난해 5월 31일 기준으로 합참의 3개 본부는 모두 육군 출신이 본부장(중장급)에 재직 중이었으며, 예하에 편성된 13개 부(部)를 관할하는 부장(소장급)들 가운데서도 10명이 육군 출신으로 충원되었을 정도였다. 특히 실전에서의 작전지휘를 관장할 합동작전본부 소속의 7개 참모부 가운데 비(非)육군 출신이 부장으로 임명된 것은 인사참모부(공군 출신) 하나뿐이었다. 『국방개혁법』 제29조 3항에 규정된 합참 내 공통직위의 각 군별 비율 2 : 1 : 1도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다. 말이 합참이지, 실질적으로는 또 다른 육군본부 내지는 육군 소속의 일개 사령부나 다름없는 편성이다.

특히 합동작전본부 내에서는 작전계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본부장과 정보·작전참모부장, 작전처장, 작전계획과장, 그리고 합동작전과장 등 6개 보직이 모두 육군의 필수직위로 지정된 상태다. 다시 말해서 육군 출신이 합참의장 이하의 본부장 → 참모부장 → 처장 → 과장으로 이어지는 작전수행 체계를 독차지하도록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작전수행 체계에서는 작전의 계획, 수립, 상황판단, 결정, 그리고 실행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육군 중심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 지 약 3개월만인 지난해 6월 27일 합참은 그동안 육군 출신에게 배정되어 온 작전참모부장에 이례적으로 해군 출신인 김경식 소장을 임명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합참 내부의 육군 편중구조가 해소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연평도 포격전 직후인 12월 합참 작전참모부장은 육군 출신 소장으로 교체되었다. 무엇보다도 합참의장과 합참이 전·평시의 구분 없이, 모두 주요 전투부대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은 307 계획에서도 바뀌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 4월 26일 국방부가 제출한 『국방개혁법』 개정안에는 합참의장의 육·해·공군 출신 순환보직 방안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인사권이 제약될 수 있다”는 명분으로 제외되었다.

이처럼 합참의장, 합참 내부의 인적 구성이 육군에게 편중되는 병폐가 시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단순히 각 군 참모총장을 작전지휘 계선에 포함시키는 것만으로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해·공군 출신 예비역을 비롯한 비판론자들의 주장이다. 오히려 각 군 참모총장이 육군 일색인 합참, 합참의장의 관할 아래에 종속되는 구조로 바뀌면서 개별 군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제약하는 통합군으로의 변질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는 의구심을 가중시킬 것이다.


(2) 합참의장의 일부 군정권 보유

307 계획의 발표내용에 따르면, 합참의장은 기존의 작전지휘 관련 권한에 더하여 ‘작전지휘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사, 군수, 교육기능 등의 제한적인 군정권도 부여받게 된다. 이 대목도 비판의 집중적인 대상이 되고 있다. 그동안 각 군의 참모총장만이 행사했던 군정권까지 합참의장에게 부여한다면 합참의장 1인에게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고, 결국에는 문민통제 원칙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대로라면, 이는 기우(奇遇)에 그칠 전망이다.

먼저 합참의장에게 부여된다는 인사권의 세부 내용은 합참 근무 인원에 대한 진급·보직 추천권, 작전부대에 대한 작전지휘에 한정된 징계권으로 국한된다. 다시 말해 합참의장의 인사 대상은 합참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합참의장이 육군의 사단·군단장, 해군의 함대사령관, 공군의 비행단장 임명 여부까지 좌지우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사실 인사권은 본질적으로 작전지휘 기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직업군인의 입장에서 장교들은 작전 지휘계선상의 상관보다 진급심사, 징계, 배속지 결정을 비롯한 인사권자와의 이해관계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요컨대 군령권의 효과적인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인사, 작전지휘 권한은 동일 지휘관이 보유해야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작전지휘와 인사 기능의 권한이 각각 합참의장, 각 군 참모총장으로 양분되어 있는 현재의 군 상부구조는 분명 잘못되어 있다. 천안함 피격 직후 합참 소속의 해군장교가 청와대의 자군 상관에게 먼저 상황보고를 올리고, 해군 작전사령관도 해군참모총장에게 먼저 보고하면서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대통령, 해군참모총장보다 늦게 상황을 인지하는 촌극이 빚어진 것이 그 본보기다.

군수지원 기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흔히 군수지원이라고 하면 비전투 지원업무로 인식하기 쉽지만, 실전에서 전투부대들이 신속하면서 지속적, 안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능력은 군수지원 기능에 달려있다. 그동안 실전에서 가용할 수 있는 군수자산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고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권한은 각 군별로 분산되어 왔으며, 그로 인해 효과적인 전투 수행을 뒷받침하는 데 제약이 많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이다. 이 점에서 주요 전투부대의 작전지휘 권한을 갖는 합참과 합참의장에게 어떤 방식으로든지 군수지원 기능에 관한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3) 무산된 합동군사령부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전 이후 국방개혁의 사령탑 역할을 한 것은 대통령 직속 국방선진화 추진위원회였다. 당시 국방선진화 추진위원회가 추진했던 대표적인 국방개혁 과제들 가운데는 ‘합동군사령부의 창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동안 합참이 수행해 온 군사기획 및 자문, 작전지휘 기능 가운데 후자를 전담하는 합동군사령부를 신설하고, 합참의장과는 별도로 임명되는 대장급의 합동군사령관이 지휘한다는 취지였다. 이 경우 합참의장은 작전지휘 계선에서 벗어나 대통령과 국방장관에 대한 군사자문 역할만을 수행하도록 권한이 축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307 계획에서는 별도의 합동군사령부 창설이 제외되었다. 헌법 제89조 16항에 국무회의 심의 대상으로 합참의장, 각 군 총장만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합동군사령관 직책을 신설할 경우 위헌(違憲)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였다. 대신 합참에 합동군사령부의 기능을 부여하고, 합참차장을 2명으로 늘리면서 대장급인 제1차장에게 군사정보와 전략정보, 작전지휘, 작전기획·계획업무 등을 관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합동군사령부의 창설이 무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단일 전투사령부, 그리고 작전지휘 기능을 전담하여 합참의장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켜 줄 별도의 사령관이 필요하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4) 각 군 본부의 재편성

307 계획은 육·해·공 3군의 본부와 각 군의 야전군급 작전사령부의 통폐합 방안을 명시하고 있다. 그동안 군정 관련 권한만을 보유했던 각 군 본부와 참모총장에게 작전지휘 기능까지 부여한다는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각 군 본부는 ‘전투지휘본부’, ‘전투지원본부’로 재편되어 참모총장의 군령 및 군정 권한을 실무 차원에서 담당할 전망이다. 전투지휘본부는 현재의 작전사령부에 해당하며, 정보·작전·통신 등 용병(用兵) 기능을 위주로 편성된다. 전투지원본부는 편성·교육·인사·군수·정책 등 양병(養兵) 기능 위주로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각 군은 참모총장 휘하에 2명의 중장급 참모차장을 임명하여 전투지휘본부, 전투지원본부를 각각 지휘한다. 다만 육군의 지상 전투지휘본부를 지휘할 제1 참모차장은 현재 제1, 제3 야전군사령관이 4성장군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대장급으로 임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경우 ‘합참의장 → 합참 제1차장 → 육군참모총장 → 지상 전투지휘본부장’으로 이어지는 육군의 군령 계선이 4명의 대장급 장성으로 채워지게 된다. 이는 ‘합참의장 → 1군, 3군 사령관’으로만 구성되는 기존의 군령 계선보다도 오히려 복잡해지는 비효율적인 구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다만 각 군의 참모총장에게 군령권을 다시 부여하는 방안을 ‘업무부담의 가중’이라는 이유로(그것도 해·공군 출신을 중심으로) 반대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왜냐하면 건군 이래 1980년대 말까지의 40여년 동안, 3군 병립체제 하에서 재임한 역대 육·해·공군 참모총장들은 모두 군령권과 군정권을 함께 보유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육군 일색의 합참이 주요 전투부대에 대한 군령권을 독점해 온 기존의 군 상부구조를 줄곧 비판했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각 군 본부와 참모총장의 군령권 회복을 반대하는 것은 모순이다. 그저 ‘육군=주류·기득권 세력’, ‘해·공군=비주류·피해자’(사실 틀린 말은 아니지만)라는 식의 편 가르기에 지나지 않는다. 


(5) 지금은 때가 아니다?

현재 국방당국은 307 계획에 관한 국 내외의 의견을 수렴하고, 보완·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쳐서 6월까지 국방개혁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을 마무리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현 정부의 임기 마지막해인 내년(2012년)까지 미뤄질 경우 국방개혁의 동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으며, 따라서 가능하면 금년 내에 계획을 완성하여 실행에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비판론자들은 지금의 안보상황은 군 구조개편과 같은 급격한 개혁에 나서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북한이 ‘강성대국 진입 선포’를 공언하는 2012년을 앞둔 가운데 대남(對南) 군사도발 위협이 가중되고, 2015년에는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이 예정되어 있는 와중에 지휘구조 개편과 같은 대업(大業)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도리어 안보 불안정을 야기할 것”이라는 논리다.

안보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르다. 무엇보다도 우리 군은 휴전 이래 최악의 군사적 도발을 2차례나 겪었다. 3월에는 북한 잠수정의 어뢰 피격으로 인해 46명의 해군 장병들이 한꺼번에 전사했고, 11월에는 북한의 무차별 포격으로 1천명이 넘는 민간인들이 일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당시 군 당국은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들을 노출시켰고, 그 가운데는 현행 군 상부구조의 결함에서 비롯된 것들도 적지 않았다. 여기에는 합참과 각 군 본부 사이에서 양분되는 주요 전투부대의 군정·군령체계, 그리고 이에 따른 합동성의 부족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마당에 군 상부구조를 비롯한 기존 국방태세의 문제점을 방치하는 것은 군의 직무유기에 다름아니다. 무엇보다도 국민들로부터 ‘개혁을 거부하는 구태의연(舊態依然)한 집단’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작금의 위기 상황은 결코 개혁의 필요성을 외면하는 핑계가 될 수 없으며, 오히려 개혁을 더욱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되어야 한다. 실제로 전쟁사를 돌이켜 볼 때, 군사상의 패배나 위기가 국방개혁을 위한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를 제공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19세기 초 프로이센은 나폴레옹의 프랑스에게 참패한 직후 샤른호르스트의 주도 아래 총참모부 제도를 신설하여 군사력을 재정비했고, 이후 유럽의 대표적인 군사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제2차 세계대전 초 유럽을 석권했던 독일의 전격전(Blitzkrieg)도 제1차 세계대전의 패전 후 참호전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다.


군사 선진국들의 사례


307 계획의 발표 이후 군 상부구조에 대한 논란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주 비교대상으로 인용, 제시된 것은 미국의 군 상부구조 현황이다. 주지하듯이 미국은 세계 최대의 군사강대국으로서 군사부문 전반에 걸쳐 여러 나라의 모범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한국의 유일한 군사동맹국이며, 전시에는 한미 연합사령부(CFC: Combined Forces Command) 중심의 단일 지휘체계 아래에서 함께 전쟁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때문에 한국의 군 상부구조 개편 여부와도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번 307 계획이 제시하는 군 상부구조 개편안의 비판론자들은 입을 모아 합참의장의 권한 강화를 성토하고 있다. 각 군의 수장인 참모총장이 군령 상으로 합참의장의 휘하에 놓이고, 그것도 모자라서 군정권(합참 이내로 제한되지만)까지 부여한다는 내용이 그 근거다. 동시에 이들은 미국의 경우 합참의장은 군의 최고위 선임장교이면서도 전투부대에 대한 군령권이 없으며, 대통령과 국방장관에 대한 군사자문 역할로 권한이 제한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물론 이러한 내용 자체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왜냐하면 미국의 군 상부구조는 합참의장을 작전지휘 계선에서 제외하는 한편으로 6개(태평양, 중부, 유럽, 아프리카, 북부, 남부)의 지역별, 4개(전략, 수송, 특수전, 합동전력)의 기능별 통합사령부(Unified Command)를 통해 주요 전투부대들을 운용하는 형태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통합사령부는 예하의 육·해·공군 전투부대에 관한 군령권을 총괄 행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주한미군의 군령체계도 유사시 단일 사령부가 주한 미 육군의 제8군과 제2사단, 주한 미 공군을 작전지휘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미국의 군 상부구조는 전세계를 범위로 임무를 수행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 대규모의 자국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초강대국이라는 특수상황에 따라 성립된 것이다. 이를 보편적인 형태의 군 상부구조라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만약 미국이 다른 나라들처럼 스스로의 영토만을 겨우 방어할 정도의 제한적인 국력을 갖춘 나라라면, 분명 합참의장이나 별도의 단일사령관이 자국의 육·해·공 3군 전체에 대한 군령권을 총괄적으로 행사하는 형태의 군 상부구조를 채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영국의 군 상부구조 현황


오히려 한국이 눈여겨봐야 할 것은 미국이 아니라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군 상부구조다. 먼저 영국은 섬나라라는 지리적 특징 때문에 전통적으로 육군보다 해군을 발전시켜왔으며, 제1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1918년 세계 최초로 공군을 독립 군종으로 승격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 말에는 미국과 함께 유럽 탈환을 위한 수차례의 육·해·공 합동작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처럼 영국의 군 상부구조는 어느 나라보다도 오랜 합동성의 전통을 갖고 있으며, 오늘날까지 반영되어 있다.

영국군의 최고위 선임장교는 다른 나라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국방참모총장(Chief of Defence Staff)으로 국방장관에 대한 군부의 최고 보좌관이며, 각 군 참모총장들로 구성되는 국방참모위원회(Chiefs of Staff Committee) 의장을 담당하여 결정사항을 국방장관에게 보고한다. 영국 육·해·공군에 군사 기본작전 명령을 하달하는 역할도 국방참모총장의 권한에 포함된다. 1996년 4월부터는 국내외의 긴급한 군사적 돌발사태, 특히 해외군사활동 수행에 필요한 신속대응 및 원정전력의 상시(常時) 지휘통제를 위해 상설합동작전본부(PJHQ: Permanent Joint Head Quarters)를 국방참모총장 직속으로 설치, 운영하고 있다.

냉전 직후까지만 해도 영국 육·해·공군은 참모총장 예하에 작전, 군수, 인사·교육 등의 3개 사령부를 두었다. 그러나 1990년대 말 군수 기능이 국방성의 관할 아래로 흡수, 통합되면서 각 군별 군수사령부는 폐지되었다. 그리고 2007년과 2008년에는 공군, 해군이 인사·교육사령부와 야전군급 작전사령부를 통폐합시켜 실전에서의 작전지휘 및 수행에 충실한 조직구조를 구축했다. 각 군 주요 작전부대에 대한 지휘통제는 평시의 경우 각 군별 본부와 참모총장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일단 전시에는 국방참모총장이 직접 작전권을 행사하게 되어있다. 스페인도 영국과 유사한 군 상부구조를 채택한다.


프랑스의 군 상부구조

 

프랑스군의 군 상부구조도 합참의장의 군사자문 및 기획 임무 담당, 전시 주요 전투부대에 대한 통합 작전지휘권의 행사를 규정하고 있다. 합참의장은 프랑스군의 최고위 선임장교로서 정부의 군사고문일 뿐만 아니라 전시에 3군과 예하의 주요 전투부대를 직접 지휘통제하는 권한을 갖는다. 또한 평시에는 방위태세 유지, 각 군에 대한 감찰권 행사, 장성 임명에 관하여 장관에 의견 제시, 군사외교, 그리고 중기(中期) 국방계획 수립을 담당한다. 해외주둔 병력에 대한 지휘통제 권한은 전·평시 모두 합참의장에게 주어진다.

프랑스 육·해·공군 본부는 각 군의 수장인 참모총장 예하에 기능별(예: 작전, 기획, 재정, 군수 등) 참모기구와 주요 사령부를 보유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특이한 것은 평시의 경우 각 군 참모총장이 예하 전투부대에 대한 군정권뿐만 아니라 군령권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탈리아는 절충적 통합군 형태의 군 상부구조를 운용하고 있다. 국방참모총장에게 군사작전 지침을 작성 및 하달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대신, 군사작전에 관해서는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협의를 거치도록 규정한 것이다.

이처럼 유럽 국가들은 각 군을 대표하는 참모총장이 자체 본부를 운영하면서도, 유사시에는 합참의장(혹은 국방참모총장)이 각 군 참모총장과 예하 전투부대들을 작전지휘하는 형태의 군 상부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육·해·공군 전체의 전투부대들에 대한 총괄적인 군령권을 행사하는 단일 사령관의 존재가 반드시 통합군 체제를 의미하거나, 3군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307 계획의 비판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 중국을 비롯한 공산주의 독재국가들의 통합군 체제와 무조건적으로 동일시하는 것은 비약이다.


필자의 제안


오늘날 군사분야에서 육·해·공군의 팀워크, 즉 합동성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大勢)이자 시대적인 요구다. 군사기술의 발달은 전쟁 수행의 시·공간적 거리를 급속도로 좁혔으며, 특히 항공기와 정밀유도무기(PGM), 첨단 정보수집 및 통신체계(C4ISR)의 등장은 이를 더욱 촉진시켰다. 그 결과 오늘날의 전쟁에서는 더 이상 육군, 해군, 공군이 각자의 전장공간을 독점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이들을 유기적으로 운용하여 전방위적인 전투력 우위를 달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추세다. 한국의 전장환경도 국토 면적이 협소해서 동시 전장화 위협에 노출되기 쉽고,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는 점에서 합동성에 입각한 전투력 운용이 요구된다.

1990년의 818 계획 이후 한국군은 공식적으로는 합동군 체제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육·해·공군 본부와 참모총장이 작전지휘 계선에서 소외되어 있는 반면, 육군 출신으로 편중된 합참이 전·평시 모두 군령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통합군 체제라고 평가하는 편이 정확하다. 향후 한국군의 군 상부구조 개편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합동군 체제를 확립하는 것’이어야 한다. 합동군 체제의 목적은 통합군 체제가 지향하는 ‘지휘체계의 통일성’, 3군 병립체제가 지향하는 ‘개별 군의 자율성 및 전문성’을 함께 구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 군사 선진국들의 사례는 이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307 계획의 발표 이후 계속되고 있는 군 상부구조 개편에 관한 논란은 여전히 ‘지휘체계의 통일성’을 강조하는 육군 출신, ‘개별 군의 자율성 및 전문성’을 강조하는 해·공군 출신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이어가는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치 통합군 체제와 3군 병립체제 사이의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듯한 모습이다. 이런 식으로는 결코 한국군의 필요에 부합하는 형태의 군 상부구조 도출, 개편을 이끌어낼 수 없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 이에 필자는 현재까지 발표된 307 계획의 군 상부구조 개편안에 몇 가지의 대안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는 지휘체계 상의 3군 균형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이후 지휘체계의 통일성과 집중성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시 말해서 ‘선(先) 3군균형 보장, 후(後) 집중’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군령권의 전·평시 구분 행사

한마디로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들의 군 상부구조 사례를 수용하는 방식이다. 데프콘(DEFCON: DEFense Readiness CONdition) 3과 4에 해당하는 평시의 경우, 육·해·공군의 주요 전투부대들에 대한 작전지휘 및 감독권은 합참이 아닌 각 군의 본부(구체적으로는 앞으로 설치될 전투지휘본부)에 위임되어야 한다. 그동안 최고 작전지휘관으로서 합참의장에게 부여되어 왔던 육·해·공 3군의 야전군급 작전사령부, 주요 전투부대들에 대한 군령권도 평시에는 각 군 참모총장이 행사하도록 바뀌어야 할 것이다.

합참과 합참의장은 전면전쟁, 혹은 이에 준하는 대규모 무력충돌이 발생 및 예상되는 위기 상황(구체적으로는 데프콘 1과 2)에만 육·해·공군의 주요 전투부대들을 직접 작전지휘하도록 해야 한다. 합참의장의 평시 임무는 대통령·국방장관에 대한 군사문제 자문, 중·장기 군사력 건설 계획의 수립 및 발전, 기본 군사전략 개념·지침의 정립, 하달 등에 보다 높은 비중을 두도록 바뀔 필요가 있다. 평시의 작전지휘 대상도 ① 합참 직속으로 설치되어 있는 합동부대, ② PKO를 비롯한 해외 파병부대, 그리고 ③ 후방지역의 방어, 대(對)침투 작전을 수행하는 예비전력 등으로 축소되어야 한다. 여기서 평시 및 위기상황, 전면전쟁 여부의 판단과 결정은 국방장관의 권한으로 규정한다.

대신 북한과 주변 강대국에 대한 전쟁 억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전략무기(광역 정보수집 자산, 장거리 정밀유도무기, 미사일 방어체계 등)와 특수전 부대를 총괄 지휘하는 전략사령부(Strategic Command)를 설치, 합참의 관할 아래에 두어야 한다. 전략사령부에 대한 전·평시의 작전지휘 권한은 모두 합참의장, 혹은 합참의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 사령관이 행사하도록 한다.


(2) 합참 구성의 3군균형 제도화

합참은 한반도 유사시에 한국의 육·해·공군 소속 전투력을 유기적, 통합적으로 운용하여 실전에서의 군사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합참 내부의 인적구성에서도 3군 균형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보완장치가 필수적이다. 이는 합참이 전쟁, 혹은 그에 준하는 위기 상황에서 인원의 다수를 점유하는 특정 군 중심으로 전체 군사력을 지휘통제하고, 결과적으로 전투력 발휘의 상승효과(Synergy Effect)를 저하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먼저 그동안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왔던 합참, 합동부대의 주요 직위 충원방식에 대한 육·해·공 3군 균형원칙이 철저하게 준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 현행 『국방개혁법』의 제29조 3항과 제30조 1항은 ① 합참 공통직위의 경우 육군, 해군, 공군 출신 비율을 2 : 1 : 1, ② 합동부대의 경우 3 : 1 : 1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여전히 육군 출신에게 다수 비율을 보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군별 구성비율을 기계적으로 고정시켜서 인사의 융통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의 여지가 강하다.

그러므로 합참과 합동부대의 내부 인적구성에 관한 3군 균형은 ‘육·해·공군 출신의 공동참여 보장’, ‘특정 군 출신의 독점적 충원 배제’라는 2개 원칙에 따라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규정하는 편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합참(혹은 합동부대)의 공통직위 구성에서 “육·해·공군 가운데 제외되는 군이 있어서는 안되며, 특정 군이 전체 직위의 50(합동부대의 경우 60)%를 초과하여 임명될 수는 없다”라고 규정하는 방안이 가능하다.

그동안 육군 출신 장성들이 독점해 온 합참의장의 임명도 3군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화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육·해·공군 및 해병대 출신을 ‘육 → 해 → 공’ 순서로 번갈아 임명하는 윤번제를 채택하거나, 최소한 특정 군 출신이 2회(혹은 3회) 연속으로 합참의장에 임명될 수 없도록 하는 순환보직 방식을 적용하여 법제화해야 한다. 즉 ‘육 → 해 → 육 → 공’, 혹은 ‘육 → 육 → 해 → 육 → 육 → 공’의 순서가 적절할 것이다.

이 점에서 ‘합참의장의 순환보직제 도입’을 거부한 국방부의 『국방개혁법』 개정안은 시정되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는다면 307 계획에 대한 군 내외의 반발을 결코 불식시킬 수 없을 것이며, 그만큼 국방개혁의 성공적인 진행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국회 국방위 차원에서 시정을 요구 내지 관철하거나, 아니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라도 막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합참의 주요 보직자들은 직위별로 모두 합동성에 관한 교육 이수 및 특기보유, 혹은 합참에서의 근무 경력을 필수적으로 갖추도록 요구, 규정되어야 한다. 예컨대 영관급 장교의 경우, 군의 주요 교육기관(예: 국방대 합동참모대학)에서 일정 수준의 합동성 관련 교육을 이수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합동특기를 보유해야만 합참에 보직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장성급 역시 특정 군에서의 근무 경력만을 갖춘 인사보다는, 합참에서 근무했던 인사를 최우선적으로 임명하게끔 제도화해야 한다. 이는 합참의 주요 구성원들이 출신 군이 어디냐에 상관없이, 합참 내부에서 유사시 ‘합동성에 입각한 작전지휘’에 관한 이해 및 공감대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데 의의를 갖는다.


(3) 합동참모회의 구성 개편

현재 합참이 주최하는 합동참모회의에는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을 당연직 의원으로 하는 가운데, 합참차장과 한미 연합사령부 부사령관, 해병대사령관, 그리고 합참 내 3대 본부장(중장급)이 공통 배석자로 참석하도록 되어있다. 특정 작전에 관한 심의를 위해서는 해당 작전사령관도 배석 가능하다. 문제는 육군 출신이 독점하고 있는 합참의장과 합참의 주요 본부장의 인적 편성을 고려할 때, 합동참모회의에서 항상 육군이 다수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각 군 참모총장 1명씩만 참석하는 해·공군의 입장은 합동참모회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군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웠다.

앞으로 합동참모회의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군사 선진국들의 사례를 참고하여 합참의장, 합참차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그리고 해병대사령관 등 6명만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는 각 군의 최고 대표권자들이 참석하는 회의체로서 합동참모회의의 위상과 대표성,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4) 합동군사령부 창설의 재추진

비록 307 계획에서는 제외되었지만, 합동군사령부의 창설은 오는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을 준비하기 위한 중기(中期) 계획의 일환으로서 재추진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2가지의 이유가 있다. 첫째, 현재처럼 합참의장이 최고위 군사참모와 육·해·공군의 주요 전투부대에 대한 작전지휘관이라는 두 직책을 홀로 수행하는 것에 따른 문제점 때문이다. 전시의 급박한 상황 속에서 대통령, 국방장관에 대한 군령보좌, 주요 전투부대들의 작전지휘를 합참의장 혼자서 책임지는 것은 물리적으로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지나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장성 1인에 대한 과도한 권한 집중’이라는 비판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둘째, 전시 작전통제권의 전환 이후 성립되는 한미 군사협조체계에서도 비효율성을 야기할 우려가 크다. 미국이 ‘합참 → 미군 한국사령부(즉, 주한미군 사령부) → 육·해·공 구성군사령부 → 각 군 전투부대’로 이어지는 지휘체계를 채택하는데, 만약 한국군 합참이 합동군사령부의 기능까지 함께 수행한다면 군사협조체계상의 유사성이 약화되면서 양국의 군 지휘부 사이에서 혼선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방당국은 합참본부와는 별도의 합동 작전기구로서, 향후 한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을 직접 행사할 합동군사령부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신설되는 합동군사령부의 사령관에는 합참의장과는 별도의 대장급 합동군사령관을 임명한다. 합동군사령관은 그동안 합참의장이 행사해 온 육·해·공 3군의 주요 전투부대, 합동부대, 군수지원 부대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보유하도록 규정한다. 아울러 합동군사령관은 3군 균형의 원칙에 따라 합참의장과는 다른 군 출신으로 임명되어야 하며, 역시 육·해·공군의 순환보직 원칙이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합참의장은 ‘군의 최고위 선임장교’라는 직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① 전·평시에 대통령, 국방장관의 군사자문 및 보좌, ② 군사력 건설과 전쟁 수행에 관한 기본 전략지침의 수립·하달, 그리고 ③ 합참 운영에 필요한 제한적인 군정권(예: 인사, 합동교육) 등의 권한을 행사하도록 한다. 


(5) 군정 기능의 문민화

각 군이 보유하는 비전투 행정기능, 즉 군정 분야를 육·해·공군 본부에서 분리시켜서 국방부 본부 산하로 이관시키는 것을 중기 과제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각 군의 참모총장이 담당해 온 군별 본부장은 차관급의 고위 민간인 관료를 임명하며, 예하의 군정 담당 인력들도 모두 민간 군무원으로 전환시킨다. 이는 육·해·공군성을 설치·운영하고 있는 미국, 1990년대 말 이후 각 군 예하의 군정 기능 대부분을 국방성으로 이관시킨 영국, 그리고 각 군 본부 예하에 비전투 행정업무를 전담하기 위해 군별 청(廳)을 운영하는 독일의 군 상부구조 사례와 유사하다.

앞으로 육·해·공 3군 본부는 철저하게 전투임무의 기획, 수행을 위한 실전지향적인 ‘군별 총사령부’ 형태로 재구축되어야 한다. 그동안 군정 기능의 책임자였던 육·해·공군의 참모총장은 각 군별 총사령관으로서 작전지휘 임무를 전담해야 한다. 이를 통해 ‘관료주의적 행정 군대에서 실전 지향적인 전투형 군대로의 체질 개선’을 촉진시키고, 구조조정에 따른 추가적인 운영비용의 절약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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