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많은 성공사례와 실패사례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놓고 볼때, 정보화 시대 속에서 정보의 힘과 정보화 기술(IT)을 잘 활용하여 경쟁성을 높인 회사만이 그 소속 세계에서 생존하여 왔다. 정보의 중요성과 또, 정보기술이 자사의 업무방식이라든지 조직자체의 변화를 가져오리라는 사실을 뒤늦게 인식한 회사들은 그 경쟁사에 의해 매수되거나 그 존재가 사라지게 되었다. - p 50

네트웍 중심적 작전, 정보 우월성의 발전과 영향

David S. Alberts 외 2명 공저, 서영길 역, 21세기 군사연구소 발행

 

이 책은 제목이 대변하듯이 군사전문서적이다. 그리고 책은 민간 IT 기술의 성과를 군사부문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읽다보면 묘한 것은 이 책은 민간부문에서도 큰 참고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네트워크에 기반한 새로운 전장환경에서 전술과 교리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그것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이며 어떤 개념의 정립과 이해, 접근방식이 필요할 것인가? 라는 책의 이야기는 그것이 군사부문이 아니라 일반 민간분야에서도 역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 까닭은 그것이 바로 survival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낙후된 군사전략을 지닌 국가의 군대는 그 구성원이 아무리 용맹성을 갖추고 의욕이 높다 할지라도 패배를 예정하고 있었다는 것이 지나고 난 후의 역사의 기록이었다.

그런데 이 책이 역시 강조하기를 해당 신기술과 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환경과 방법론, Hardware적인 측면만이 만능은 아니며, 만능이라고 믿어서도 안될 것이며 잘못 받아들이거나 인식함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측면은 군사나 민간분야를 가리지 않는 보편 타당한 처방전이 되는 것이다.

즉 NCW(를 포함한 신개념의 전략)는 특효약이 아니며, 전적으로 믿어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군사적 영역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안개는 전장에만 끼어 있는 것이 아니며, 총성 없는 전장(이라고 하는 민간분야를 말함)에도 교리와 전문가와 지혜로운 지휘관의 바른 결심체계가 역시나 필요하다.

그런데 책을 넘기다가 위의 구절에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바로 지금은 사라진 Digital사에 대한 기억이 그것이다. 필자가 최초로 다뤄본 메인프레임 서버 컴퓨터가 바로 digital사의 VAX 기종이었던 것. 한때는 사원들의 송년회를 호화유람선에서 개최할 정도로 시장의 최강자였던 digital사는 이제 사라지고 없다. 사라진 이유가 앞서 말해진 그 '필요한 조치'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아마도 시장환경의 변화가 더 큰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한때 digital사의 Ci/Bi가 새겨진 컴퓨터 장비는 바로 신뢰의 상징이었다. 일반 PC용 키보드의 OO배에 해당하는 가격의 터미널 키보드는 고장나는 것을 보질 못했다. 그러던 digital사는 결국 compaq에 인수되었고, 이후 다시 compaq은 휴렛패커드에 인수되었다.

digital사가 컴퓨터 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digital사의 메인프레임컴퓨터(코드명이 프리즘이었던가??)에 사용되었던 Operation System이 훗날 Microsoft사의 NT Server의 근간이 되었던 것이며 두 기종은 그래서 커널 부분에서 많은 유사성을 띠고 있다고 한다.

십년 전 쯤, 바로 이 NT 개발비사를 다룬 책을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 IBM으로부터 DOS 운영체제를 넘겨받아 대박신화를 이뤄낸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는 네트워크 환경의 잠재적 폭발력과 시장성을 일찌감치 예견하고 발빠른 전환을 시도하기 위해 협력자를 찾기 시작할 때였다. 이미 시장에는 노벨 이라는 강력한 네트워크 OS가 시장을 선점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MS는 절대 불리한 입장에 있었다. 이에 MS는 IBM사와 공동으로 네트워크 운영체제인 OS2를 개발하기 시작했지만 성과는 지지부진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digital사에서 물먹고 나온 당대 최고의 실력자 데이빗 커틀러를 빌 게이츠는 놓치지 않았다. 일설에 따르면 커틀러는 빌 게이츠에게 자신에게 완벽한 자율권과 독립성을 보장할 것이며, 자신을 따르던 개발팀원들을 모두 동반해야 된다는 조건을 제시했고 빌 게이츠는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007가방을 들고 나타난 이 시스템 엔지니어들이 MS사 본사의 복도에서 목격한 풍경은 다소 의외였다. 즉 반바지에 스케이드 보드를 타면서 피자를 입에 물고 일하는 MS사 직원들의 모습이 그것이었다. (그런데 십년이 지나고 나니 이것이 어디서 들은 루머였는지, 책에서 읽은 내용이었는지 조차 혼동이 온다.. 이 점 양해바랍니다....^^)

이후 NT개발팀과 OS2팀과의 피말리는 경쟁관계와 갈등이 펼쳐지면서 NT를 개발해 나가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이어지는 이 두 권의 책은 개발비화를 다룬 서적중 최고였다고 기억하지만 아쉽게 이사도중에 책을 잃어 버렸고 아래 이미지는 원서의 커버아트이다.

컴퓨터 업계에서 자존심 세고 고집 세기로 유명했던 데이빗 커틀러. 명문가 사람들이 볼땐 히피처럼 보였을 하바드 중퇴생 출신 빌 게이츠는 자신보다 훨씬 연상이었던 데이빗 커틀러와 힘을 합해 드디어 물건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NT 서버였고, 지금 우리의 편리한 컴퓨팅환경이다.

그 책을 읽으면서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당시 이미 익숙했던 네트스케이프를 포기하고 익스플로러를 선택했던 것도 그 이유였을지 모르겠다.

신문에서 읽었던 단신 하나.

MS사의 평직원(프로그래머)이었던 여성은 회사로부터 배당받은 MS 주식의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바람에 가만히 앉아서 '부자'가 되었다. 그런데 그 여성은 그 수익금으로 지역사회에 탁아소 건물을 지어서 기증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번 돈이 아니다. 그러니 사회에 기증하는 것이 바람직 하겠다' 이것은 MS의 정신일까? 빌 게이츠가 막대한 자금을 출연해 세운 재단의 지원으로 희귀병치료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살아 남을 것인가? 살아 남아서 막대한 돈을 사회에 기부할 것인가? 역사의 뒤안길로 소리 없이 사라질 것인가? 그것에 창업정신과 기업가 정신의 우월성이 있을 것이다.

총성 없는 전장이 위험한 것은 다가오는 재앙이 경고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철 안에서 책장을 넘기다가 생각이 이렇게 다다랐다. KTX는 삼천포로도 가는가?

 

Show Stopper! : The Breakneck Race to Create Windows NT and the Next Generation at Microsoft

G. Pascal Zachary

1994.6.1 초판발행, Free Press, 312p

이 책은 1995년 정성호역, 억조출판사 발행으로 2권의 책으로 번역본이 출간되었으나 지금은 절판된 상태다. 팀을 이뤄 신바람 나게 일하는 것이 어떤 것이며, 이를 어떻게 유도해야되는가에 대한 고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프로그래머가 아니라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빌 게이츠의 리더십이야말로 연구해 볼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4GL이 대중화 되던 때, 직원재교육프로그램이 전무했던 회사에서 스스로 4GL 공부를 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던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뉴스나 광고에 따르면 치아나 턱근육이 안 좋아서 이 부분에 자극이 적어지면 늙어서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그것의 사실여부는 다른 문제이고, 사실 어떤 '자극'이 없다면 창조성은 소멸되고 팀웍은 사라지며, 의욕은 실종된다. 그렇다면 이 때의 '자극'은 무엇이 될까? 그것이 바로 독서며, 재교육프로그램이며, 세미나 참여다. 이런 활동으로 새롭게 환기를 하고 자극을 받고 동기를 부여받지 못한다면 그 조직의 생산성은 현저하게 격감된다.

21세기 군사연구소가 행사캘린더를 통해 여러 세미나의 일정을 소개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