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의 병역문제



박경석



우리나라의 영화나 TV드라마를 보면 한결같이 징집영장이 나오는 장면에서 당사자나
가족들은 반가워하거나 명예롭게 생각하기는 커녕, 온통 초상집 분위기에 빠지기
일쑤이다. 영화나 TV드라마는 통상적으로 세태를 반영하기 때문에 그런 장면은 현실과
별로 다를 바 없을 게다.


항간에서 병역면제자는 ‘神의 아들’ 방위병 입소자는 ‘장군의 아들’, 현역복무자는
‘인간의 아들’로 불리우고 있다는 기막힌 세태풍자가 나돌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이를 우스갯소리로 돌리기에는 너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 못된 풍조는 국가보위에 있어서 필수적인 호국정신의 쇠퇴와 직결되는 것이고
바로 애국심의 퇴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원래 인간의 속성은 권리는 행사하기 좋아하지만 의무는 기피하고 싶어한다. 권리는
누구나가 누리고 싶어하는 매력이 있지만 의무는 귀찮은 요인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국민의 의무 가운데 병역의무는 가장 기피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짙다. 3년
남짓한 금싸라기 같은 청춘시절을 억울하게 낭비한다고 곡해한 탓이리라.



선진국들이 실시하고 있는 지원병제도는 우리나라의 경우 적합하지 않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북한 공산집단의 100만 대군의 남침위협을 막아내야 하는 각박한 실정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아래서 병역의무는 다른 어떤 의무보다 긴박한 국가와
국민의 생존책과 직결된다.


지금까지 조사확인된 바로는 오늘날의 비극적 병역의 기피원인은 우리나라 지도층
인사로부터 연유되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선진국에서는 국가가 위기에 직면하면 제일 먼저 지도층 인사가 솔선하여 자신의
적령기 자제들을 전장에 보내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한국전쟁시 미국의 지도층 인사들 거의 모두가 적령기 자제들을 한국전선에 보내어
참전케 했다. 심지어 한국전쟁을 총지휘하고 있던 미 제 8군사령관 벤플리트 장군의
외아들이 한국의 최전선에서 싸우다 전사했다. 지금의 미 제 8군사령관 틸렐리 장군의
부친도 한국전쟁에서 전사했다.


이런 조국애를 가장 중시하는 선진국 예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가.
한국전쟁 당시 고관은 물론 장군의 자제까지 이런저런 핑계로 전선복무를 회피케
했다. 최근의 한 일간신문 보도에 의하면 현정부의 장관과 차관, 청와대 수석비서관,
시도지사, 구청장 등 고관 96명 가운데 32%가 넘는 31명과 여성을 제외한 국회의원
290명 가운데 25%가 넘는 73명이 병역 면제혜택을 받아 군 실역을 미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참으로 정치 및 경제니 사회의 혼란에 비교될 수 없는 국가적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병역 면제자는 병역 기피자와 다르다고 반론을 제기할지 모르지만 병역 면제자
가운데 상당수가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금전으로 매수하거나 여러가지 꾀를 써서
면제 혜택자가 되었다는 이면 실상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설혹 실제 신체 결격자로 병역을 면제받을 정도로 허약했다면 그가 국가의 중책을
감당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그런데 차기 대통령선거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후보 예상자 가운데 병역 미필자가
있음을 모든 국민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헌법에 의하면 대통령은 국군을 통솔하는 최고사령관이다. 미국을 비롯한
지원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선진국과는 달리 국민 개병주의(皆兵主義)에 따른 병역의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병역 미필자라면 그 자격에 있어서 결정적인 하자로
보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유학으로 출국했다가 적령기가 지나 귀국했으나 그간 귀국명령이나 징집영장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명한다 하여도 합리화될 수 없다.


대통령에 나설만한 인품이나 도덕성을 갖추었다면 귀국명령 운운할 것이 아니라
자진해서 귀국하여 병역을 필했어야 옳다. 학생운동으로 구속돼 대학 재학중 제적,
신체검사를 두번씩이나 받았지만 소집되지 않아 제 2국민역에 편입되었다는 변명도
석연치 않다. 신체 부적격 판정으로 소집이 안되었다면 그런 체력으로 대통령 직무를
어떻게 수행할 수 있겠는가. 또한 후방의 출생지에 소재를 둔 특과부대에 입대 후,
1년 근무만 한뒤 의병제대 했다는 경우도 떳떳하지 못하다.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긴박한 상황하의 대한민국 대통령은 국민 개병주의
원칙하에 당당히 병역의무를 필한 사람 가운데서 골라야 한다.


더욱 바람직한 것은 그런 하자가 있는 대통령 후보 예상자 자신이 자기의 이름이
오르내릴 때 분명한 태도를 밝혀 대통령 후보군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또한 앞으로 고위 공직자 임명시 당국은 당사자의 병역관계도 면밀히 살펴 지금의
이른바 문민정부가 마치 병역 미필자의 민간인 정부라는 오해를 깨끗이 씻어주기를
바란다.


현재의 병역 미필 고위 공직자 정도의 자질을 갖춘 인재는 국가의 의무를 다한
자원 가운데 얼마든지 있다.


병역 미필자라 하여 고위 공직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너무 많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더욱이 대통령에 있어서는 필히 병역의무를
필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공통된 생각일게다.


국민의 의무가 엄정히 시행되고 의무 미필자에게는 그만한 댓가가 주어지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때까지 우리나라 선진국 진입은 많은 시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결론을 분명히 밝힌다면 국민 개병주의 국가에서 병역 미필자가 대통령 후보로
나서겠다는 생각은 자기 주제를 모르는 염치없는 짓이다.


만일 그런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은 국민이 있다면 그 국가는 불행을 면치 못할
것이다. 쫼



(◑ 현역.예비역 우리 군사 관계자들이 바라는 대통령 후보의 자격에 대한 의견들을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