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안보공감대를 위한 민간차원의 안보 언론기관이
필요합니다
김진욱
전에는 글을 쓸 때 국가가 어떤가, 사회가 어떤가 하는 것을 주로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글을 쓸 때 내가 어떤가, 내 주변이 어떤가 하는 것을 먼저 반성하게 된다.
전에는 과거나 현재를 정확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지만 이제는 단 1년만이라도 미래를
정확하게 확인하려고 노력한다.
소위 '문민정부 시대'의 터널을 또 빠져나오고 있다. 김영삼 정부의 실패는 곧
나의 실패이고 우리 사회의 부패는 곧 나의 부패이며 우리 국가의 수준은 곧 나의
수준이기에 나는 우선 나 자신의 실패를 반성하게 되고 나 자신의 부패를 책망하게
되고 나 자신의 수준을, 나 자신의 도덕적인 용기를 채찍질 하게 된다.
아직도 서로 치고받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들을 때마다 나는 성서에
적혀 있는 예수의 말을 새삼스롭게 떠올리게 된다. 어느날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를 시험하기 위하여 간음한 여자를 데려왔다. '선생님, 율법대로 하자면 저 여자를
돌로 쳐죽여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그때 예수가 말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
십수년전에 월간 '군사비젼'이라는 것이 있었다. 뜻있는 몇몇 젊은이들이 군에
올바른 비젼을 제공하자고 창간된 군사잡지였다. 그런데 곧 폐간되고 말았다.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 월간 '군사저널'이라는 잡지가 나왔다.
육사를 나와 출판사를 하던 한 뜻있는 분이 軍과 民의 가교역할을 해보자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얼마안가 그 분은 적자에 시달리기 시작하였고 관심을 가진 다른
분에게 경영권을 넘겨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새로 맡은 분도 결국 6개월도 못되어
1억이 넘는 손해를 보고 손을 떼었다.
그리고 월간 '軍事世界'가 나왔다. 나는 모두가 만류하는 이 일을 맡게 되었다.
'正直'과 '誠實'이 성공을 주게 되는가 실험해 보고 싶었다. 모두들 군사세계가 과연
얼마나 버틸까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았다. 그런데 용케도 2년을 버텨 이번 달에
창간 2주년 기념호를 발간하게 되었다.
매달 잡지를 만들어 내는 일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글에 문제가 없으면
광고에 문제가 있고 출력소에 문제가 없으면 인쇄소에 문제가 있고 표지에 문제가
없으면 목차에 문제가 생기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늘 그런 초조한 날의 연속이었다.
그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책만은 한번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발간해 왔고 기간중에
군사서적, 군관련 서적도 12권을 발간하였다.
이제 군사세계는 통권 25호를 발간하게 되었고 독자수도 많이 늘어났다. 아직
책의 수준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착오와 경험을 살려서 보다
나은 잡지를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생겼다. 책의 편집수준은 능력있는
편집장을 요구하고 있고, 새롭고 가치있는 정보의 제공은 우수한 필진과 전문기자들을
요구하고 있고 발전적인 정책 대안의 제시는 훌륭한 군사전문가들을 요구하고 있다.
또 모든 것이 역시 재정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군사세계는 창간 2주년에 즈음하여 적절한 절차를 밟아 대중주주에 의한
안보 언론법인으로 체계를 갖추어 나가기로 했다. 국민들의 폭넓은 안보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민간차원의 안보 언론기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와 연락을 고대한다.
현역쪾예비역 군인들과 군을 사랑하고 군사문제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대화의 場, 여론의 場, 정책의 場을 만들고 객관적이고 권위있는 국가안보의
대안들을 제시하기 위해서 또 세계적인 군사전문지들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높은
군사잡지를 만들기 위해서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아쉽다.
창간 2주년에 즈음하여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과거와
현재에 그리고 특히 미래에도 한점 부끄럽지 않은 잡지를 만들기 위해 一路 邁進할
것을 다시한번 다짐한다.
江湖 諸賢의 냉엄한 질책과 따뜻한 격려를 기대할 따름이다.
1997년 3월 16일
발행인 김 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