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공군력의 전력증강에 따른 기갑전투력
수준의 결정


박계향


   비록 낡은 구형이 주력을 이루고 있지만 양적으로 엄청난 전차
전투력을 가지고 있는 북한군과 새로운 차원의 신형전차를 독자적으로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는 한국군은 현시점에서도 끊임없는 기갑전투력의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해쪾공군력의
상대적인 증강의지와 관련하여 그 위협의 변수와 대응능력의 논쟁이 격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볼 때,남북한의 기갑능력을 상호 비교해
보는 것은 의미있고 관심을 끌만한 주제일 것이다. 이 글에서는 전문적인 설명보다는
이 문제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촉구한다는 의미에서 비교적 쉽고 흥미롭게 전개하고자
한다.


   전차(TANK)라는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는가.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영국의 처어칠 수상이 미국 여행중에 농장에서 작업하는 트랙터를 보고서 ‘장갑을
씌우고 화기를 장착하면 획기적인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독일이 알아챌까봐 물탱크(Water Tank)로 위장하였다 하여
그때부터 Tank 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전차의 필요성


   ‘핵 미사일과 항공기가 군림하는 시대에 50톤이나 나가는
거구를 흔들면서 지상을 기어다니는 전차가 과연 필요한가’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차는 단지 지상전력의 상징에 불과하며, 옛날 전함이 걸은 운명과
똑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주장은 얼핏 그럴듯한 주장인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전쟁의 본질을 생각하면 명백히 잘못된 주장이다.


   우리가 고금의 전투에서 보듯이 군화로 대지를 밟아야 비로소
적지를 점령하고 지배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맹렬히 폭격을 가했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군사적으로 지배했다고 말할 수 없다. 북한과 북베트남은 미군의
맹렬한 폭격을 받았지만 그곳에는 엄연히 국가주권이 존재했고 전쟁 지속능력이나
전쟁의지를 잃지도 않았다.


   과연 지상군의 중심을 이루는 무기는 무엇인가? 그것은 공격력,
기동력, 방호력이 하나의 무기 시스템속에서 완결된 전차, 그 중에서도 특히 주력전차
MBT이다. 우리는 아직까지 이것을 대신할 수 있는 무기를 찾아볼 수 없다.


   제 4차 중동전쟁에서 아랍군의 1700대 전차 파괴중에서 63%가
이스라엘군의 전차포에 의한 것이었고, 이스라엘군은 850대가 파괴되었는데 그중
30%가 아랍군의 전차포에 의한 것이다.


   아랍군의 대전차 미사일의 위력이 강했지만 이스라엘의 전차포에
의한 전적이 높았던 것을 보아도 ‘최선의 대전차 공격 수단은 역시 MBT’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MBT가 행동하기에 좋았던 중동의 사막전에서 보편적인
결론을 끌어내는 것은 오류라는 반론이 있다. 확실히 전차는 지상을 달리기 때문에
지형의 제약을 받기 쉽다. 60톤이나 나가는 MBT가 건널 수 있는 교량은 그리 흔하지
않다. 그러나 기갑부대의 진격은 지원부대의 도하능력, 도로개척능력, 교량전차 발달로
얼마든지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


   한국전쟁 당시 한반도는 산이 많고 상당한 하천이 주요 도로와
직각으로 만나고 있으며, 더구나 도로망이 빈약하기 때문에 기갑부대의 작전은 무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전쟁 발발시 북한군은 T-34를 앞세우고 도로를 따라 진격해서 큰
전과를 거두었다. 미군이 T-34를 능가하는 90밀리포를 탑재한 M-26과 M-46을 투입한
다음에야 비로소 전세가 뒤바뀔 수 있었다.이렇듯 MBT는 모든 형태의 재래식 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핵심적인 무기였다.


   그런데 핵전쟁 상황에서, 그 중에서도 전술핵이 사용되는 전장에서는
과연 어떨까? 현대의 MBT는 장갑이 두껍기 때문에 순간적인 열선과 방사선에서 승무원을
보호할 수 있고, 중량도 40-50톤이나 나가기 때문에 핵폭풍에서도 안정적이며, 화생방
보호장치(NBC)도 완비되어 있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지대를 일거에 돌파할 수도 있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서 확언할 수는 없지만 이렇듯 핵시대에
들어섰다고 해서 누구도 MBT의 필요성에 반론을 제기할 수는 없다.‘공격 3배의 원칙’에
있어서 공격측은 방어측의 3배 전력이 필요하다. 방어축이 MBT 500대가 있다면 공격측은
1,500대의 MBT를 준비해야 한다. 아니면 침공의사를 버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듯
어느쪽이든 MBT의 존재가 적어도 어느 일정 기간은 침략을 억제할 수도 있기 때문에
MBT를 중심으로 균형잡힌 지상전력을 정비하는 것이 침략 억제의 제1조건이라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남·북한 전차체계


   북한은 최근 소련과 동구에서 일고 있는 급격한 개혁과 개방추세에도
불구하고 83년도 당시 소련의 T-72 신형 전차 20대를 소련 화물선을 이용하여 나진항으로
수송하기도 하였고, 89년도에는 소련으로부터 신형전차, 전투기, 함정, 미사일 등을
꾸준히 도입하여 전력증강에 힘쓰고 있으며, 특히 병력 및 보유장비들을 휴전선 가까이
배치하고 급기야 땅굴작전까지 전개시켜 경고없이 언제라도 전격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 북한 전차 발전 과정


   T-34 (1939) → T-44 (1948) → T-54 (1950) → T-54A (1955)
→ T-54B (1957) → T-55 (1961) → T-62 (1965) → T-62A → T-62K → T-62M →
T-62 화염방사선차 → T-62최신형 → T-64 (1975) → T-64K → T-72 (1980-1981)
→ T-72K → T-80


   ㉡ T-80과 K-1 성능비교


   T-80은 125mm 활강포를 가지고 있다. 탄의 종류에 따라 화력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높은 포구 속도를 가지고 있어 1000m 거리내에서 K-1을 격파할 수
있고 AT-8 대전차유도탄이 발사가능하다. 반면 K-1에 사용되어지는 APFSDS탄의 관통력의
미비점을 개선하여 M-426 APFSDS탄을 장착할 경우 T-72나 T-80도 3000m 밖에서 격파할
수 있다. 그래서 신형탄에 대한 문제점을 신중히 고려하여 개발해 낸다면 막강한
K-1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T-80은 자동장전장치를 보유하여 분당 발사속도가 8~10발로
증가하였다. 사격통제 장치로 T-80은 전자식 탄도계산기(아나로그형)이므로 오직
한가지 목표만 가능하고 그나마 이동간 사격시 필요한 급속한 계산이 불가능하므로
현대 전자 사격의 필수조건인 이동간 사격이 불가능하며 사격시 전차가 정지해야
되고 연속사격 및 주포사격이 곤란하다.


   그에 비해 K-1은 디지탈 방식으로 다수의 표적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여 연속적 사격이 가능하다. 야간 작전시 K-1은 수동형 열상장비를 이용하여
어떤 기후와 상황에서도 은폐된 적 전차를 1200m 거리에서 탐지, 사격이 가능하고
이것은 한반도 지형에서 절실히 필요한 기능으로서 적 전차가 연막을 사용하거나
수풀에 은폐, 엄폐되어도 열 차이를 이용한 열영상야시장비는 이에 구애됨이 없이
적 전차를 발견할 수 있다.


   반면 T-80은 능동형 적외선 장비이므로 기습이나 매복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1Km미만의 거리만 측정이 가능하고 안개가 깊게 끼어 있거나 비가 오는 악천후
일때는 성능이 형편없이 떨어진다. 그로 인하여 K-1이 은폐되어 있을 때에는 사실상
탐지가 어려워져서 1Km밖에서 이동하면서 사격을 할 경우에는 T-80에 직격탄을 날리는
기습을 할 수 있다.


   기동성 면에서 비교해 보면 K-1은 1200마력의 디젤 엔진으로
기동성의 척도인 톤당 마력이 23.5Hp/ton의 힘을 가졌으며, T-80은 985마력의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하고 톤당 23.5마력으로 K-1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방호력에 대한 비교를 해 보면 T-80은 특수강을 주물로 제작한
후 용접한 형이고 K-1은 복합장갑(초밤장갑)이다. 즉, 세라믹, 플라스틱, 각종 섬유등으로
만들었으며 그로 인해 큰 중량의 증가없이도 높은 방호력을 지녔다. K-1 이후 99년부터
500대 가량이 생산, 운행될 K-1A1은 105mm 주포를 120mm로 개장하므로써 사거리가
1.5Km에서 2.5Km로 늘어났고 관통력이 300mm에서 600mm로 증가하였다. 결과적으로
총체적 양자의 방호력을 보았을 때 최종 생산라인에 있는 K-1A1이 보다 우세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T-72에서는 자동소화장치를 장착하지 않아 피탄시 큰
화재 및 폭발을 야기할 수 있다. 자동소화장치를 갖춘 K-1과 큰 대조를 이루었으나
T-80도 최근 이 점을 보완하였다.


    전차에 거는 우리의 기대치


   한국보다 북한의 전차는 수량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한국보다
북한의 장비는 노후화가 더욱 심하다. 예를 들면 노후화된 T-34전차는 SU-85, SU-100
돌격포의 차체로 사용하고 있다. 전차는 일반적으로 소리,보급,지형,시계,크기,중량
등의 제한요소가 크게 작용한다, 그 중에서도 지형지세로 인한 제한사항은 기술적
발전이 큰 오늘날에도 적지 않게 영향을 받는다. 물론 한국의 지형적인 특성을 보았을
때 전차를 이용한 대규모 회전을 할 만한 지형이 아니라서 전체 전략에 악영향을
줄 정도로 전차에 몰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이 전차의 필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다만 전쟁을 수행하는 전략상 합당한 수준만큼의 수와 질을 갖추어야 하는 선택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다. 또한 작전적인 의미로서는 전쟁수행 (기동전, 화력전, 진지전)에
따라 전차력을 효율적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전쟁수행 방법은 공세전, 방어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공세전에서는
전차의 기동성과 화력이 강조되어야 하고 돌파의 충격효과를 증대하기 위하여 제병과(보병,
포병, 항공)의 합동작전을 구사할 수 있도록 전차전의 최적화를 이루어야 한다. 방어전에서는
화력과 장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지형과 화력과의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같은 전제조건으로 인하여 한반도 지형지세나 전투상황에서의 전차 숫자나 성능의
선택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고 본다.


   한국 전쟁 작전 당시 전차 무용론이 한국전에서 재앙을 초래했던
것같은 오류를 다시 범하지 말고 새로운 전법 무기체계 등에 의해 지배될 한반도에서의
한국 장차전 양상 예측을 과학적으로하여 전차 전력을 구축함에 있어서 적절한 수준의
질과 충분한 정도의 량을 조화롭게 구성해야함이 새로운 위협과 한정된 자원하에서의
바람직한 결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