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1세기를 향한 한국의 좌표
김 동 기 (고려대학 교수)
내리막길을 걷던 GE사를 재건한 웰치회장은 최근 마이애미에서
개최되었던 GE사의 최고 간부회의에서 21세기의 징키스칸은 한국인으로서 21세기에
들어서서 미국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일본기업이 아니라 한국기업이 되기
쉽다고 전망하면서 한국기업을 연구하라고 강조한 바가 있다
앞으로 국가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은 21세기의 한국이 이루어야할
국가의 좌표내지 비젼을 확고하게 결정해서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될 21세기의 한국의 좌표는 '초일류 선진국가' 건설이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건설, 지방자치제가
뿌리를 내려 도농(都農)간 격차가 없는 나라, 국민의 권리나 의사가 크게 존중되는
국가가 될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첨단 산업국가, 저물가. 고소득 국가, 고생활수준
국가를 지향하여 골고루 잘사는 나라, 중산층이 국민의 절대다수를 차지하여 사회안정의
기반을 이루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1인당 국민 소득도 2만 달러를 돌파하여
세계 10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수가 있을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복지사회건설과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
범죄, 마약, 폭력이 적고 저공해의 안전하고 살기 좋은 사회 건설이 실현된 사회를
건설해야 할 것이다.
문화적으로는 단순한 고학력 사회 건설만이 아니라 음악, 미술,
서예, 조작, 문학 등 각 부문의 문화가 세계 일류 수준에 도달한 사회를 이룩하면서
한편으로는 훌륭한 전통문화도 잘 보존, 관리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국민의 생활수준이 일본이나 중국보다도 더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일본은 국가는 부자지만 국민 대다수는 가난뱅이인 나라이고,
중국은 국가도 가난뱅이, 개인도 가난뱅이인 나라지만 한국은 국가도 부자 개인도
부자인 나라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즉, 이상적인 국가 모델은 저물가 고소득형 국가건설이다.
미국처럼 식료품을 비롯한 일상생활 필수품은 저렴하면서 소득이 높아 높은 생활수준을
유지시킬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21세기 한국의 좌표를 한마디로 말하면 ‘잘사는 나라 건설’이다.
‘잘사는 나라 건설’이란 빈부의 격차가 없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의미하는데
대체로 소득수준과 생활수준이 높아 마약. 폭력 범죄가 적고 보건. 위생. 휴양. 레져
시설이 잘 되어 있는 나라, 의료, 노인, 병약자, 심신장애자, 고아 등의 각종 후생.
복지시설이 잘 되어 있는 나라를 의미한다.
자연 경관이 아름답고 사회간접자본시설(SOC) 이 잘 발달되어
있어 교통소통이 원활하고 생활하기 편리한 나라가 또한 잘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나라를 건설해야 한다.
21세기에 실현하고자 하는 한국 사회의 비젼은 경제대국이
아니라 생활대국, 생활부국 건설이다. 소득이 아무리 많아도 물가가 비싸 살기가
어렵고 삶의 질이 떨어진다면 고소득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다. 또 모든 국민이
살 집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13-15평의 작은 집에서 냉장고, TV, 세탁기, 에어컨이나
옷장, 이불장, 식탁, 소파같은 가구를 놓을 생활공간이 없다면 집을 갖고 있다고
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일본은 분명히 경제대국이지만 생활 부국은
아니어서 일본과 같은 고물가. 고소득 국가는 결코 바람직한 국가모델은 아닌 것이다.
국가경제협력 및 국제경제 교류상의 제문제점
우리나라는 5천년의 역사를 통해 지금처럼 해외진출을 많이
한 적이 결코 없었다. 오대양. 육대주에 한국인. 한국기업. 한국상품이 거의 다 들어가
있을 정도로 한국의 해외진출은 눈부실 정도이다.
내리막길을 걷던 GE사를 재건한 웰치회장은 최근 마이애미에서
개최되었던 GE사의 최고 간부회의에서 21세기의 징키스칸은 한국인으로서 21세기에
들어서서 미국기업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일본기업이 아니라 한국기업이 되기
쉽다고 전망하면서 한국기업을 연구하라고 강조한 바가 있다.
96년도 우리나라의 총 수출액은 1천2백97억1천5백만 달러,
총 수입액은 1천5백3억3천9백만달러로 총 교역액이 2천8백억5천4백만달러에 달하여
세계12위의 무역대국이 되었다. 한국기업의 총 해외투자액도 200억달러에 육박하고
해외투자건수도 2,200건을 넘고 있다. 국경없는 지구촌 경제시대를 맞이하여 한국기업은
인종.국경.사상.종교를 초월하여 아웃소싱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국제경제협력이나
국제경제교류상의 제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대처방안을 모색해 본다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무상원조
재원의 제한으로 모든 무상원조 신청국의 원조신청액을 모두
수용할수 없는 데다가 우리나라도 '96년 말로 외채가 1,046억달러에 달하여 무상원조를
계속 확대해 나가기 어려운 실정이다.
유상원조
주로 장기저리의 융자가 대부분인데 예컨대, 3-5년 거치 10년내지
20년 분할상환에다가 연리 3-5%내외여서 아주 유리한 조건으로 제공한다. 유상원조가
주로 차관형태로 제공되는데 최근 중국에 제공된 차관은 7-8년 거치 20년 상환, 연리
2-3%로 되어 있어 거의 무상원조나 다름이 없다. '97년 2월말 현재 외환보유국인데다가
년간 무역흑자가 5백억 달러가 넘는 중국에 대해 외환보유액이 2백 80억달러에 불과하고
무역적자가 2백 76억 달러나 되는 한국이 장기저리의 무상원조에 가까운 차관을 제공한다는
것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직접투자 내지 합작투자
한국의 해외투자총액은 2백억달러에 육박하고 투자건수도 수천건에
달한다. 가장 투자를 많이 한 중국의 경우를 살펴 보면 총투자건수가 2천 여건에
투자액수도 30여억달러에 달하는데 나타난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합작투자의 경우 파트너를 잘못 만나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공장을 다
지어놓고 생산에 들어가면 이런 트집, 저런 트집을 잡아 사업을 포기하게 만들거나
관세나 내국세 등 세금으로 또는 노임이나 노조활동이나 근로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해서 정상가동을 못하게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한국투자기업이 손을 떼게 만드는
사례가 많았다. 한국인 투자가가 사전에 충분한 시장조사를 하지 않거나 정확하게
투자조건이나 과실, 송금 조건 그리고 계약 해약시나 갈라설 때 자산처분 방법 등에
관하여 명확하게 명문화된 합작투자 합의서를 작성해 놓지 않는 등의 이유로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 사이의 마찰과 갈등이 일어난 경우가 허다하다. 또 중국측의 얘기를
들어보면 한국기업인들이 투자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약속을 불이행하거나 사기행각을
벌여 중국측에 대해서도 많은 피해를 주는 사례도 허다하다고 한다.
현재 중국측에서 우리나라에 공식, 비공식으로 항의하고 있는
피해사례는 2만여 건인데 사기 결혼을 제외한 순수한 기업간의 사기사건은 1백여
건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측에서 본 문제점은 중국내에 공장을 지어 제품을 생산하여
중국내에서 판매한다고 하더라도 판매 대금을 외화로 교환해서 본국으로 송금하기가
어렵고 또 생산품의 일부는 반드시 수출해야 되는 의무를 지니는 등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건들이 많아 중국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의 활동과 관련된 각종 법규나 정부 규제내지
정책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들어가지 않으며 투자액 전액을 모두 잃고마는 사례도
가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기술이전만 해주고 기술이전료도 못 받고 그냥
빈손으로 귀국하는 한국 기업인들도 상당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처방안
오늘날과 같이 한 나라의 경제가 다른 나라의 경제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국제 경제협력이나 국제 경제 교류는 절대로 필요하다.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처하기 위해 몇가지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한국의 대처방안)
정부의 대처방안
(1) 정부레벨에서 제공하는 무상원조나 유상원조를 제공할
때엔 ‘Buy Korean’ 정책을 채택해서 반드시 제공되는 돈으로 한국제품을 사가도록
해야 한다.
(2) 우리나라가 개발한 첨단기술이나 기타 기술을 쉽게 타국에게
이전하여 부메랑효과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술이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3) 우리가 제공하는 자금이나 상품이나 기자재나 기술이 북한으로
유입되어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차관수혜국에 대한 사후 감시제도를
가일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4) 우리경제의 실력이나 능력이 과장되게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우리의 허세나 과시용내지 전시효과적 선심공세에도 그 원인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외채가 1천억달러가 넘어 세계 제 2위의 외채국이 된 데다가 무역적자가 3백억달러에
육박하고 있고, 외한 보유액이 적정선인 3백70억달러보다 90억달러나 부족한 2백80억달러밖에
안되는 형편에 개도국-특히 경제형편이 우리나라보다 더 나은 중국같은 나라에 대해
무상원조에 가까운 장기더리의 연성차관으 산중을 기해야 한다,
(5) 우리 정부의 차관자금이 우리 기업활동을 위협하거나 우리
국익을 해하는 방향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사후감시제도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기업측의 대처 방안
(1) 외국기업과의 경제협력이나 경제교류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사전 시장조사를 실시하여 타당성을 확인한 후 투자를 하도록 할 것.
절대로 주먹구구식으로 상대방 파트너의 말이나 약속만 믿고 들어가서 실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2) 상대방 파트너의 사업가로서의 경험, 경륜, 인격, 신뢰성,
사업능력, 자본력 등을 충분히 조사 검토한 뒤에 파트너를 선정하도록 해야 한다.
(3) 직접투자던 합작투자던 계약 체결시엔 국제 상거래에 밝은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계약서 조문 하나 하나를 따진 다음 계약서를 작성하여 서명
교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4) 투자 대상국의 기업인, 관리, 종업원 나아가서 언론매체나
국민들에게 조금 부자나라가 되었다고 해서 거만하거나 안하무인격으로 잘난체 상대방을
멸시하는 듯한 언동은 삼가도록 각별히 언행에 조심하여야 한다.
(5)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대사의 품위를 지켜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피하여 상대방이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의식을 느끼지 않도록 조심하고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는 언동을 하도록 해야한다.
(6) 국익을 해치거나 국내 경쟁회사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방식으로
외국기업과 제휴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