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전투수단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가
김병렬
최근 매설된지 상당기간이 흐른 지뢰로 인한 민간인 살상사건 등으로 인하여 지뢰를 전면적으로 규제하자는 움직임이 있으며, 미국도 한반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지뢰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겠다는 선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지뢰의 사용 자체가 완전 불법화된 것은 아니다
아무리 승리만을 지상의 목표로 삼는 전쟁이라고 하더라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래로부터 우물에 독을 풀거나 독화살을 사용하는 등의 비겁하거나 잔혹한 수단의 사용은 자제되어 왔다. 이처럼 관습으로 제한되어오던 전투수단이 법제화된 것은 1868년의 ‘세인트 피터스부르크’선언이다. 이 선언은 적을 무력화시키는데 불필요한 고통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정신을 담은 것이었는데 이를 보다 포괄적으로 구체화하여 1874년에는 “전쟁법은 교전자가 해적수단(害敵手段)을 채택함에 있어서 무제한의 권한을 갖는 것을 승인하지 않는다”라고 선언하게 된다.
이후 1899년과 1907년의 만국평화회의, 양차 세계대전 이후의 각종 국제조약 등을 통하여 전투수단을 제한하는 많은 조약이나 선언 등이 채택되었는데 그 규제내용은 다음과 같다.
재래식 무기
재래식 무기란 “핵무기, 화학무기, 생물학무기, 방사성 무기 그리고 여타의 대량파괴무기를 제외한 모든 무기”를 의미한다.
이러한 재래식무기를 규제하기 위하여 1981년에 특정 재래식 무기를 규제하기 위한 협약과 3개의 부속의정서가 채택되었다.
탐지불능 파편성무기의 제한
파편성 무기란 충전된 화약이 폭발하면서 파편을 발생시켜 인마를 살상시키는 무기이다. 위 협약의 제1의정서는 이러한 파편성 무기중 인체에 침투시 X레이 사진에 의해 탐지가 안되는 파편을 발생시키는 무기를 금지하고 있다.
이 의정서에 의하면 모든 파편성 무기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고 단지 X레이 사진에 의해서 탐지가 되지 않음으로써 피해자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안겨주는 무기만이 금지되고 있다. 따라서 IBM탄이나 크레이모아 등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특수지뢰의 금지
위 협약의 제2부속의정서는 원격투하지뢰 및 부비트랩, 지연폭발성 장치 등 특수지뢰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원격투하지뢰란 확산성지뢰라고도 불리고 있는데 원거리에서 항공기, 대포, 로켓, 박격포 등을 이용하여 투사(투하)되는 지뢰를 말한다. 제2부속의정서는 “지상군간의 교전이 진행중이거나 임박한 경우로서, 상대방 교전 당사자의 통제하에 있는 군사목표물상에 또는 그러한 군사목표물의 근접지역에서 사용하거나, 경고표지판을 설치하거나 보초를 세우거나 경고를 발하거나 또는 울타리를 치는 등 민간인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시나 촌락 등 여하한 민간주거지역에서도 원격투하지뢰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제3조, 제4조)
따라서 모든 지뢰의 사용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고, 위와 같은 경우에는 허용이 된다.
최근 매설된지 상당기간이 흐른 지뢰로 인한 민간인 살상사건 등으로 인하여 지뢰를 전면적으로 규제하자는 움직임이 있으며, 미국도 한반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지뢰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겠다는 선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지뢰의 사용 자체가 완전 불법화된 것은 아니다.
부비트랩의 금지
제2부속의정서는 부비트랩을 “살상을 가하기 위하여 고안되거나 제작되거나 채택된 것으로서, 사람이 명백히 무해한 물체를 건드리거나 접근할 때 또는 명백하게 안전한 행위를 행할 때 예상외의 기능이 나타나는 장치나 물질”로 정의하면서(제2조) 배신성 부비트랩과 과도한 상해나 불필요한 고통을 야기할 수 있도록 고안된 부비트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다.(제6조)
배신성 부비트랩이란 내용물만을 사전에 제작하였다가 사용시에 외관상 무해한 물질인 것처럼 설치되는 조립식 부비트랩과 전쟁법상 보호하도록 되어 있는 적십자 휘장 등과 결합된 부비트랩을 의미한다.
제2부속의정서는 ①국제적으로 승인된 보호용 기장,(국제적십자 휘장 등) ②부상자, 병자 또는 사자(死者)의 신체, ③묘지 또는 화장장소, ④의료시설과 의약품, 의료기구 등, ⑤어린이용 장난감 혹은 아동 휴대품, 아동급식과 의류, 교육용 기재, ⑥식량과 식수, ⑦부엌의 가사용품 또는 가사용 기구, ⑧명백하게 종교적 성질을 갖는 물품, ⑨역사적 기념물, 예술작품 또는 예배장소, ⑩동물 또는 동물의 사체 등에 부비트랩을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소이성 무기의 제한
소이성 무기란 소이성 작용제를 이용하는 모든 무기를 의미한다. 소이성 작용제란 화학적인 발열반응, 그중에서도 특히 연소반응으로부터 발생하는 화염이나 열을 매개로 하여 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을 말한다.
제3부속의정서는 이러한 소이성 무기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니고 소이성 무기를 직접적으로 민간주민을 향해 사용하거나 민간인 밀집지역내에 위치한 군사목표물 또는 민간인 밀집지역내의 산림이나 수목엄폐물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공중운반수단을 이용하지 않는 소이성 무기에 한하여 민간인 밀집지역내에 위치한 군사목표물이라고 하더라도 그 군사목표물이 민간인 밀집지역과 분명히 구분되고, 소이성무기의 효과가 군사목표물에 한하여 발생되도록 그리고 민간인의 생명, 신체 및 재산에 대한 우발적 피해를 회피하고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한 예방조치들이 취해진 때에는 그러한 군사목표물에 대하여 사용이 허용되고 있으며,(제2조 ③) 산림이나 수목 엄폐물의 경우에도 그러한 것들 자체가 군사목표물인 경우나 그러한 것들이 전투원들이나 여타의 군사목표물들을 엄폐 또는 은폐하기 위하여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를 소이성 무기의 공격대상으로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제2조 ④)
조명탄이나 예광탄은 직접적으로 소이성 효과를 목적으로한 무기가 아니기 때문에 규제에서 제외되고 있다.(제1조 ①)
고속 소구경 무기
특정재래식무기를 규제하기 위한 회의에서 M-16 소총 등 고속 소구경 무기를 제한하고자 하는 논의가 있었다. 즉 고속 소구경 무기를 제한하자고 하는 측과 제한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측의 논쟁이었는데 이를 타결하기 위하여 스웨덴이 ①인체내에서 쉽게 변형되거나 또는 파열되는 소구경총탄, ②인체내에서 급속도로 회전하는 소구경 총탄, ③초속 1,500m를 초과하는 소구경 총탄 등을 규제하자고 하는 안을 제시하였으나 합의를 보지 못하였다.
따라서 현재는 고속 소구경 무기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제가 없다.
대량파괴무기
핵무기의 사용
핵무기는 이른 바 핵폭발에 따른 가공할 정도로 강력한 폭발작용, 열작용, 방사능 및 강하물에 의한 복합적인 효과를 가지며, 특히 방사능 및 강하물질은 직접적 효과 외에 지발성 질병 또는 유전적 효과까지 수반한다.
이러한 핵무기에 관해서는 부분적 핵실험 금지조약과 핵무기 비확산조약 등이 있으나 정작 핵무기의 사용을 금지하는 조약은 아직 체결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핵무기에 대해서는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전략용 핵무기는 금지되고 있으나 전술용 핵무기는 허용되고 있다 등 다양한 설이 존재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설에 불과할 뿐이지 구속력이 있는 조약으로는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
화학무기의 사용금지
화학무기는 유독성 화학작용제로써 적국의 인간, 동물 및 식물에 대하여 직접 사용되도록 고안된 전투수단을 의미한다.
이러한 화학무기는 전쟁법의 기본요소인 기사도정신과 인도성(人道性)에 반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규제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각국의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말미암아 화학무기 자체를 금지하지는 못하고 발사체만 규제한다든지,(1899년 헤이그 가스선언) 규제하고자 하는 화학무기의 범위의 애매모호성(1925년 제네바의정서) 등으로 실효를 발휘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1989년 1월부터 장기간의 협상을 진행한 끝에 1993년 1월 “화학무기의 개발 생산 비축 및 사용의 금지와 보유중에 있는 화학무기 및 그 생산시설의 폐기에 관한 협약”을 채택하게 된다.
이 협약의 발효로 체약국은 화학무기의 개발 생산 취득 비축 또는 직접 간접을 불문하고, 타자에 대한 양도와 화학무기의 사용을 금지당하게 되며, 기존의 보유중인 모든 화학무기와 그 생산시설까지 모두 폐기하여야 한다.
생물학적 무기의 사용금지
생물학적 무기는 살아있는 유기체로 된 생물작용제와 이것을 목표물에 살포하는 살포장치의 두 요소로써 구성된다. 생물작용제는 “인간 동물 혹은 식물에 대하여 질병 또는 죽음을 초래케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그 사용효과가 주로 사용대상의 체내에서의 번식능력에 의존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인데 이러한 유기체에는 박테리아 및 기타의 미생물로부터 곤충 등 더욱 차원 높은 생명체까지도 포함된다.
생물학적 무기는 1972년의 세균독소 무기협약에 의하여 개발 및 생산 비축이 금지되고 있으며, 기존의 무기들도 폐기하여야 한다.
환경무기의 사용금지
환경무기란 지진, 해일, 기상형태의 변경, 해류, 오존층, 전리층의 변경 등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그리고 심각한 효과를 지닌 환경조작기술을 타당사국에 대한 파괴, 손상 또는 가해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1977년에 채택된 '환경조작기술협약'에 의하여 금지되고 있다.
기타 무기
그밖에 클러스터(cluster)폭탄 등의 대인용 파쇄무기, 소총탄 또는 포탄의 탄두안에 금속성 작은 화살이나 바늘을 내포케 하였다가 폭발시 분출케 하는 flechettes 탄, 가연성 가스 또는 액체로써 폭발성 구름을 형성시켰다가 적시에 폭발시켜 적을 살상케 하는 FAE(fuel-air explosive) 탄 등의 규제에 관해서도 논의는 있었으나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무기들은 현행 법규상 허용된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