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시



고목(古木)의 세월



한광수 (예비역 해군소장)



한 알의 씨앗이 움터


비바람 눈보라의 세월을 견디며


큰 가지 드리워 바람을 쉬게 하고


또 하나의 씨앗을 실려 보냈는데…….



어느 날 한 가닥 뿌리가 썩어가고


또 어느 날 우연히 한 줄기 가지가 부러지며


잎들이 오그라져 거목은 고목이 되어


그렇게 조금씩 고사(枯死)되어 가는구나!



그래도 아무런 원망도 없이


지나온 세월에 그저 감사하며


마른 가지 사이의 바람에 실어


너털웃음을 멀리멀리 날려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