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에게 아주 우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동안 묵었던 체증이 싹 가셔진 날이었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내 주변에서 벌어졌는데 오늘 그 일이 말끔이 해명이 되고 결론이 맺어졌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잘못이 있었겠지만, 나나 그 친구보다도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 우리 사회에 더 큰 원인이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회가 비정상적인 것을 어제 오늘 느끼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렇게 슬퍼해야 할까. 단 하나의 위정자, 대통령만이라도 확실히 한다면 우리 사회는 달라질 수 있겠건만... 너나 나나 남의 탓, 사회 탓만을 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어쨌든 그래서 또 오늘 나는 술을 마시고 있다.
나는 막걸리를 참 좋아한다. 아주 어린시절부터 막걸리를 먹고 자랐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시오리 길을 걸어서 학교에 다녔는데 하교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산길에서 쓰러져 한참을 자다가 오는 적도 있었다. 학교가 있는 읍내에 어머니가 잘 아는 막걸리 도가가 있었는데 거기서 일하는 아저씨들이 내가 측은해서인지 나에게 술을 거르고 남은 술지게미를 한 사발씩 퍼 주셨다. 술지게미를 한 그릇 먹고 나면 하늘이 노래지면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시오리 되는 길을 술에 취해 비칠비칠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래서 나는 막걸리를 좋아한다.
‘김진욱의 눈’ 코너에 여러 사람들이 와서 글을 보는 것 같은데 아마도 내가 아는 사람들이거나 나를 아는 사람들이 반 정도일테고 또 나를 모르더라도 연구소를 아는 사람들이 반 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아무튼 여러 사람들이 와서 보니 성의가 고마워서라도 글을 좀 자주 써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연구소일이 바쁘기도 하고 좀 잘 써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글을 올리기가 쉽지가 않다.
또 한가지는 그동안 나를 알아왔던 사람들이 내가 그분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것에 대하여 실망을 하게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엊그제께 올린 바로 밑에 있는 글도 북한과 남한을 등가치적으로 보는 관점에 대해서 행여 실망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시점에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식의 출발이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자신들의 가치를 한반도에서 무조건 실현하려고 시도했던 과거의 6.25 남침전쟁이나 또 아직도 그들의 사회주의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적화전략은 분명 잘못된 것이고 특히 그 일로 인하여 선량한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병들고 또 사회적으로 도덕률이 깨지고 사회적 효율이 떨어지고 하는 상황에 대해서 북한의 위정자들을 비난하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승만으로부터 시작된 남한의 위정자들에게 있어서도 문제는 없었는가 하는 그런 점들을 짚어보고 싶은 것이다.
- 황순용 (2007-12-16 17:59:05)
수고가 많으십니다.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