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의


대국화지향적 구조와 전망



엄호건


현재 일본정치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는 먼저 [중핵기능 부전의 시정]과 [주변기능의
비대의 시정]에 대한 문제이다.


[중핵기능 부전의 시정]이란 구체적으로는 현행 일본헌법의 개정, 안전보장, 위기관리,
유사법제, UN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가입 등의 문제에 대해서 일본정치가들은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것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주변기능비대시정]이란
구체적으로 규제완화, 경제구조개혁, 재정재건, 지방분권등으로 대표되는 주로 국내문제를
중심으로 한 정책과제에 대한 관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런데, 특히 [중핵기능 부전의 시정]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단행하게 되면
그것은 수상관저기능의 강화, 외무성진용의 확충, 방위청의 국방성으로의 승격, 국가경찰기능의
강화 등이라는 정책을 필연적으로 동반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정책방향은 종래 [매파], [우파]라고 불리우는 정치가가 추진해 왔던 것이지만,
특히 걸프전쟁이후에는 일본의 국제사회에 있어서의 역할을 중시하는 정치가가 적극성을
띄기 시작했다.


[냉전의 종결]과 [일본의 대국화]라고 하는 이중적인 정세를 감안할 때 일본이
주권국가로서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스스로의
이익을 보호하기가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위기감이 일본의 중핵기능의 부전을 시정하는데 어느 정도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를 규명해 보는 것도 한반도 정세에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는 일본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 믿는다.


본고는 이러한 관점에서 이른바 일본의 정치대국화지향적 구조의 배경이되는 [중핵기능부전의
시정]에 대해 개설하여 앞으로 현재 재편중에 있는 일본정계의 흐름을 보는 척도로
제공하고자 한다.


이는 아마 국내에서는 최초로 전개되는 일본정치 구조론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본의 정치대국화 지향적 과제에 대한 정치가들의 관심를 기반으로 한 좌표,
즉 그림 1에 일본정치에 있어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정치가를 위치시키면서
좌표의 상한에 A, B, C, D 의 4개의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림 1에 있어서 A군이란 [중핵기능의 부전]과 [주변기능의 비대화]라는 문제를
시정하는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그룹에 속하는 정치가로서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신진당 당수, 호소카와(細川護熙)전 일본수상, 하타(羽田孜)전수상,
아이치(愛知和男)전 신진당 정책심의회장, 후나다(船田元)전 신진당 총무회장대리
등을 들 수 있다. 구 신생당, 구일본신당의 대부분, 구민사당의 상당수의 정치가가
이 그룹에 속한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B그룹은 [주변기능의 비대화]를 시정하려는 방향으로 오직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그룹의 정치가는 도시층을 배려한 정책을 표방함과 동시에
헌법개정, 위기관리라고 하는 정책에는 시종 억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회파],
[세련], [개명적], [비둘기파]라고 하는 것이 일본에 있어서의 [리버럴한 이미지를
구성하고는 있지만, 이러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 이 그룹의 정치가이다. 타케무라(武村正義)전
신당사카가케 대표, 하토야마(鳩山由紀夫)전 신당사카가케 대표간사, 다나카(田中秀征)경제기획청장관,
칸(菅直人)후생성장관 등이 이 그룹에 속하는 대표적인 정치가이다. 신당 사키가케의
대부분, 사민당우파의 상당수의 정치가가 이 그룹에 속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또한 구공명당의 상당수의 정치가는 도시부에 기반을 가지고 [비둘기파적]인 정책지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이 그룹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다.


C그룹은 [중핵기능의 부전]과 [주변기능의 비대화]의 양쪽의 시정에서도 회의적,
억제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야자와(宮澤喜一)전 수상, 고도타(後藤田正晴)전 부총리, 카토(加藤紘一)자민당
간사장, 고노(河野洋平)전 자민당총재, 무라야마(村山富市)사민당 특별대표가 이
그룹의 대표적인 정치가이다. 보


수본류.자민당 중간좌파(구 미야자와파, 구 오부치파), 사민당의 대다수 정치가들이
이 그룹에 속한다고 보아도 모방할 것이다.


C그룹의 정치가는 [55년체제]하에서 [경무장.경제발전 제1노선]이라는 전후의
정치정교를 중핵으로 해 왔다. 보수본류의 [경무장·경제발전 제1노선]은 실은 사회당이
대변한 일본국내의 [반전·평화]기운에 의해 지탱되어 왔다. 사회당은 정권을 담당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반전·평화]운동기운을 대변하게 되고, 그것이
자민당정권 전체의 우경화에 대한 강렬한 억제요인으로서 기능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는 현재 보수본류.자민당 중간좌파, 사민당이 같은 그룹에 속하는 것은 기이한
일이 아니다.


D그룹은 이 그룹에 속하는 대부분의 정치가들은 A그룹의 정치가와 마찬가지로,
1980년이후의 일본의 국제적인 영향력 증대를 수용하여 군사영역을 포함한 국력에
상응한 책임을 수행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D그룹의 대표적 정치가는 나카소네(中曾根康弘)전
수상, 하시모토(橋本龍太郞)수상, 카지야마(梶山靜六)관방장관, 야마자키(山崎拓)자민당
정조회장 등이다. 자민당 중간우파(구 오부치파, 구 미쓰쓰카파, 구 와다나베파의
대다수), 구 민사당의 일부 정치가가 이그룹에 속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면, 이 A,B,C,D의 4그룹에 있어서의 정치가의 위상과 관련하여 분명히 언급해
두고 싶은 것은 오자와이치로 신진당 당수의 위치이다. 오자와는 그림1에서 A그룹중에서도
맨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다. 오자와의 저작, [일본개조계획]을 읽어 보면, 거기에는
[중핵기능의 부전]과 [주변기능비대의 면]을 시정하는데 가장 명료하게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개조계획]이 일본국내외적으로 크게 反響을 부른 이유는 이 정책방향의 명료성과
철저성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국내에서 오자와의 [보통국가론]에 대하여 [일본은 보통 국가가 되지 않아도
좋다]는 취지의 반론이 특히 B, C양그룹에서 제기되었다.


[보통국가론]이 군사영역을 포함한 적극적인 대외개입을 역설하여 필연적으로
[중핵기능의 부전]을 노린 것이라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현 하시모토 정권의 성격



현 하시모토 정권의 성격은 [B,C,D 3파연합]정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시모토
정권은 D그룹의 주체의 내각인 이상, [중핵기능의 시정]에 상당히 강력한 지향이
작용한다고 보인다. 그러나, 정권발족직후 잠시동안 이점이 애매하게 되어 하시모토내각의
정치운영에 있어서 하시모토색이 선명하게 제시되지 않았던 것은 하시모토정권이
[3당연립의 틀]유지를 지상명제로 하였기 때문이다. D그룹 주체의 하시모토주변에서조차
[3당연립의 틀]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한, B, C 양그룹의 의향을 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정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96년 4월의 [미일수뇌회담]에 맞춘 [미일안보 재정의]를 둘러싼 현안이
제기되었을 때도, 하시모토수상과 수상주변의 의향이 강력하게 반영된 것이다. [미일공동선언]에
호응하여 현안이었던 [미일물품융통협정]이 체결되어, [미일방위협력을 위한 가이드라인]의
개정이 도모되고, 유사시를 상정한 체제의 정비가 강구되게 되었다. 이것은 한반도주변지역정세가
[유사]를 현실적인 것으로 인식시키는 정도로 긴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최고권좌에
하시모토수상이 취임한 것으로 보아야 될 것이다.


D그룹 정치가인 하시모토와 그 주변은 [중핵기능의 부전시정]이라는 점에서 일본정치의
dynamism을 회복한 것이다. 하시모토수상은 어떻게 이 회복된 dynamism을 다음 국면에
살릴 것인가는 하시모토수상의 정치역량에 달려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일본정계재편구조의 전망



지난해에 있었던 일본중의원 총선거는 소선거구 비례대표병립제로 실시된 선거이다.
그리고 종래부터 거론되어 왔던 일본의 정계재편의 동향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제시한 그림 1를 보다 세분한 그림 2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림 2는 [중핵기능의 부전] 및 [주변기능의 비대]를 시정하려는 관심을 고, 중,
저라는 3개 수준으로 나누고 그것에 따라서 9개그룹으로 나누어 본 것이다.


이 9개 그룹에 비추어 보면, 현재 지민당은 대체로 1,2,4,5,7,8의 7개 그룹, 사민당은
1,2의 2그룹, 신당사키가케는 2,3,5,6의 4그룹, 민주당도 2,3,5,6의 4그룹, 신진당은
2,3,5,6,8,9의 6개그룹으로 확대된 정당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일본정계의 재편을 점쳐보면, 이 9개 그룹에 위치하는 정치가가 다수파를
형성해서 경쟁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이 정계재편의 맹아라는 것은 이미 표면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보·보연합론]이란 [그림 2]에서는 [7,8,9]의 3그룹을 중심으로
한 연합형성의 모색이라고 설명할 수가 있을 것이며, [사민·리버럴결집론]이란 [1,2,3]의
각 그룹에 의한 연합형성으로의 구체적인 동향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의 자민당중에 있는 [3당연립틀중시론]이란 [보·보연합론]으로서의 4,5,7,8에
의한 4개그룹 연합주도론에 대항한 [1,2,4,5] 4그룹 연합주도론이라는 것이 된다.
그리고 종래 신진당 내부에 부상했던 다양한 움직임은 오자와당수를 비롯한 제9그룹의
정치가, 그리고 하타전 수상을 비롯한 제8그룹의 정치가의 대항관계에 의해 기조음이
연주된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또한, 민주당의 결성을 주도한 하토야마의 신당구상은 원래는 제5그룹의 정치가를
중심으로해서 태동한 움직임이 제3그룹의 정치가인 칸(菅直人)등과의 제휴를 돌파구로해서
결국 2,3,5,6,의 각 그룹연합을 도모한 사례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기능비대시정에 관한 국내문제가 심각한 쟁점으로 부상한 경우에는
호소카와내각의 경우처럼, [A,B 양그룹연합]과 [C,D 양그룹연합]의 대립구조, 말하자면,
[3,6,9] 3개그룹 연합주도]의 대립구도가 [1,4,7] 3개그룹 연합주도론]의 대립구도도
다시금 출현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다음 정계재편에 있어서 연합형성때에는 몇 가지 연합형성패턴을 생각해
볼 수가 있다.


그런데, 지금 현재로서는 당분간 [7,8,9] 3그룹 연합이 정계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것에 의해 위기관리체제의 정비,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포함한 안전보장, 헌법개정이라는
정책이 착실하게 단행되고, [중핵기능]의 부전이 조속한 기간내에 해결되는 방향으로
전개 될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변함없이 불투명한 일본 주변지역(한반도를 포함한)의 정세에는
일본으로서는 적절하게 대응할 수가 없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 일본에는 서서히 다수를
차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