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RIOT 와 SA-12(S-300V)’選擇만이
能事인가?
박계향
우리나라의 방위태세를 위한 방산장비는 당연히 우리의 조건과
우리의 목적에 맞는 것을 우리 스스로 구입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정치적
의지와 기술적 능력을 굳건히 하여 결코 민족적인 자존심을 잃지 않도록 하자.
한국에 대한 미사일 판매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10일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이 방한하여 한국이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구매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시중에 유포되면서 이 문제에 대한 논쟁이
무기구입의 차원을 넘어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도입된 군장비나
무기중 90%는 미국제다. 최근에 도입된 중요한 무기체계중 대표적인 미국제 무기는
공군의 F-16 전투기와 해군의 P-3C 대잠초계기이다. 총 120대가 도입될 예정으로
현재 10대 가량이 들어온 F-16 전투기와 8대가 도입된 P-3C의 가격은 천문학적인
숫자다. 그러나 한국이 러시아 무기를 도입한 경우는 아직 전례가 없고 6공때 경협차관으로
제공한 15억달러를 현물로 상환하는 조건으로 2억달러어치 정도의 무기를 훈련 및
연습용으로 들어온 것이 전부이다. 지난해 10월부터 현물상환 조건으로 최신예 탱크
T-80U 및 전투장갑차 BMP-3 각 1개 대대분(30여대)과 휴대용 대공미사일 IGLA 60여발을
들여온 것이다.
양제품의 구매에 따른 정치적, 전략적, 작전적 장점의 비교
두 나라의 제품 획득시 얻을 수 있는 장점은 각각 다음과 같다.
먼저 패트리어트의 정치적 장점은 당연히 한·미 연합체제(한·미공조체제)를 유지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러시아 SA-12를 도입할 경우에는 무기체계 도입선을
다변화함으로써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장점이 있고 한국의 방위문제를 결정하는데
독자적인 결정력을 증가시키는 아주 중요한 정치적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채권상환
용도로 자금활용도를 높일 수도 있다. 전략적인 관점을 요약하면 패트리어트의 경우에는
동북아의 지역적인 미사일 방어체제를 단일 무기체계로 공통화하는데 도움이 되고
미래의 미사일 개발에 부분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가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S-300V를
구입할 경우에는 동북아 미사일 방어망 구축에 있어서 기술적으로나 작전적인 취약점을
보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패트리어트의 작전적 장점으로는 기존의 방공체제와
연동가능성(작전호환성)이 높고 미사일 요격과 항공요격을 양면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SA-12의 경우에는 시스템 독립성을 강조하여 단위부대 방공이나 지점방어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기술 이양폭과 가격
한국의 항공우주 산업(미사일 계통, 레이다, 통합 시스템)의
발전적 측면에서 볼 때 미국과 러시아가 우리나라에 이양해 줄 기술력은 지극히 한정적이다.
그러나 러시아쪽이 미국보다 이양폭이 넓을 가능성이 있다. 그 실제 예로 지난 91년도에
말레이지아가 차기에 사용할 무기체계를 획득하기 위하여 계획을 발표했을 때 러시아는
아무 조건없이 오히려 MIG기 정비공장까지를 세워주겠다는 보장하에 90년대 환상의
전투기라고 일컬어지던 MIG-29를 대당 2,500만불이라는 낮은 가격에 판매하겠다고
제안했었다. 그 가격은 당시 프랑스나 미국이 제안했던 신형 전투기들의 가격에 비하면
절반 내지 1/3의 가격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말레이지아가 막상 기종을
확정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단계에서는 MIG-29기 18대를 대당 2,000만불에, 그리고
미국제 F/A-18기 8대를 대당 3,000만불에, 체결했음을 여러 언론매체에서 보도한
바 있다. 놀라운 것은 한국이 몇년전 전투기 획득계획을 추진하고자 했을 때 미국이
제시했던 F/A-18의 가격이 장착무기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거의 두배에 가까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두 장비의 가격에 대해서 여론들이 분분하지만
가격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소 규모의
부대크기(전투단위)는 두 무기체계의 설계철학의 차이이므로 장비 크기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패트리어트는 전체 체제속에서 한 부분의 최적화 추구를 우선으로
하고 있지만, S-300V는 최소 전투단위로서도 전투를 할 수 있도록 독자적 전투가
가능하게 해준다. 부대요소 규모차이, 구성요소 차이, 운용방식 차이로 인하여
가격조건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거기에다 방공체제는 단위 무기체계의
성능에만 의존할 수 없고 체제의존성이 강하기 때문에 전체제(WHOLE SYSTEM)와의
연동성이 순조로와야 되는데 현재까지 우리 방공체제가 미국식으로 조직·편성·훈련되어
있기 때문에 러시아제 무기체계가 끼어들 수 있는 조건은 매우 좁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패트리어트와 SA-12의 장비구조
패트리어트 제작사인 레이디온사의 주장은 두 장비가 1960년대에
개발되기 시작하였지만 패트리어트는 근본적으로 디지탈 시스템이고 현대적인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였고, SA-12는 대체로 아나로그 시스템으로 보다 많고 보다 높은 단가의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러시아측의 주장은 충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측의 입장과 주장
탈냉전기의 위협양상의 변화로 과거에는 대규모 군사력에 의한
전면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현재는 정확성과 신뢰성이 높은 소규모의 무기를
가지고 확실한 의사를 전달하고자 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현상이 분쟁 잠재국이나 현재 분쟁중에 있는 국가들 사이에는 지대지 미사일을 개발하여
배비하는 경향이 격증하고 있다. 그러한 현상은 지역분쟁이 단시간내에 격렬한 수준으로
증강될 위험성이 커져서 그것을 효과적으로 막아내기 위한 요격용 미사일을 필요로
한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예를 중요한 케이스로 설명하고 있다. 그들의 공세적 방위전략은
생존을 위한 절대절명의 요구였다. 즉 그들의 국토는 종심이 얕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으며 그들의 인구는 방위에 충분한 병력자원을 제공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못하였고 그들의 국토는 방어용 방벽을 제공할 수 있는 형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므로
그들은 적의 기습공격을 영토를 이용해 완충하는 전략을 채택할 처지가 못되었다.
따라서 그들은 전장을 적의 영토에서 찾았고 방어후 재정비를 통한 반격이 아니라
먼저 적을 치는 선제공격 전략이 불가항력적 요건이 되었다. 세차례에 걸친 아랍과의
전쟁에서 그들의 구상은 적중했으며 그것은 그들의 생존권을 보장해 주었다. 그러나
제4차 전쟁때 부터는 전혀 다른 양상의 전쟁에 말려들게 되었다. 아랍측이 1940년대
이래로 이스라엘의 강점을 철두철미 파악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번에는 그들이 먼저 공격하기고 하고 이스라엘 최대의 강점인 항공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우수한 대공화력을 확보하여 대공 화망의 보호아래 지상군의
작전을 도모하기에 이르렀다. 즉 이집트 본토와 시나이반도를 포괄하는 대공화망하에
지상군이 홍해를 도하하여 6일전쟁때 잃은 지역을 향해 바레브선을 돌파했던 것이다.
초전에 그들은 승리하는 듯하였으나 이내 전장 주도권은 이스라엘 쪽으로 넘어갔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집트의 공세전략을 간파한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방공망을
철저히 분쇄하기 시작하였고 이내 방공능력을 상실한 이집트는 그 공세능력의 한계에
다다르게 되어 마침내 이스라엘의 역상륙을 막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제4차
중동전이라 불리우는 이 전쟁에서 이집트가 패한 가장 큰 이유는 전략적으로는 공세를
취하면서 무기체계는 방어용으로 채택하여 전략의 융통성을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즉 공세전략하에서의 공격무기는 항공기나 유도무기가 주축이 되었어야함에도 종래의
패전경험에서 온 강박관념 때문인지, 이스라엘의 항공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방어용무기인 방공무기를 공세수단으로 선택함으로써 전략적 작전 행동에서의 융통성을
스스로 제한하고 만 것이다. 역시 항공력은 공세적으로 운용되어야 하며 항공력은
항공력으로 맞서는 것이 타당하다는 초기의 항공전략 사상가인 듀혜의 교훈을 다시금
확인한 꼴이 되었다. 그 결과 제 4차 중동전은 아랍에게는 공세의 우위를 새삼 느끼게
한 계기가 되었고,이스라엘에게는 공세우위의 성공에 대한 자만심을 반성케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후 아랍측은 전혀 새로운 양상의 전략을 구상하였고 그 영향은
중동 전역에서의 힘의 균형과 군사력 배비의 양상을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몰고 갔다.
이스라엘은 국가적 성격이나 국토의 문화적 배경, 국제적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전쟁을
장기적으로 끌 수 없어 단기 속전속결이 불가피하며, 전장은 적의 영토이어야 했다.
즉 적에게 허용할 수 있는 초기피해를 최소화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적이 가진
능력중 위협수준이 높은 것만이 스스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이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개전방식을 항공력을 총동원하여 적의 항공력 파괴에 집중하는
방법을 택했으며 그후에 여유전력을 지상군에 대한 화력지원으로 전환하는 방위전략의
변화를 가져왔다. 아랍측은 이스라엘의 그러한 전쟁 수행방법을 간파하고 그것을
피해가기를 원했다. 그것은 자신의 전력을 분산 배치함으로써 적에 대한 분산의 강요를
통해 가능하게 되었다. 이집트의 입장에서 볼 때 자신의 전력이 분산됨으로써 초래될
수 있는 전술적 취약점은 재래식 전투력 구조에서 해결할 수 없으므로 새로운 구상을
필요로 했다. 그것이 곧 지대지 탄도무기의 적극적 수용 운용이었으며 이집트는 그것의
특성에서 분산의 이점을 획득하고 있다.
지대지 탄도무기들은 집중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개별 독립적으로
운용하여도 전술적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량 대규모로 집중되지
않음으로써 이스라엘 공군에게 노출되거나 공격당할 가능성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대지 탄도무기에 재래식의 고폭탄을 탑재했을 경우, 원하는
정도의 파괴효과를 얻으려면 고도의 정확도가 요구되지만 화학탄이나 확산탄을 탑재할
경우에는 그렇게까지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지 않으면서도 그 피해범위는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것은 이스라엘의 좁은 국토는 상대적으로 표적의 밀집도가
높게 되고 그에 따른 피해의 범위는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실질적인
의도는 또 다른 측면이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탈냉전기의 미국의 방위산업의
축소화와 세계의 전면전쟁의 감소추세로 대규모 군사력을 갖추려는 나라가 줄어들고
각국에서는 군비를 축소하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의 무기수출 판매량은 감소할 수
밖에 없는 반면에 고도의 정밀성을 갖춘 신형무기를 개발하려 함으로 많은 개발비가
필요하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무기의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 정부가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기판매를 통해서 판매이윤 보상으로
단가를 낮추고 방위산업 활성화와 국가 전반적인 이윤을 창출하여야할 필요가 높게
된 것이다.
구소련이 해체됨으로써 SDI (전략방위구상)에 투자한 막대한
자금의 자본을 회수할 필요성에 의해서 투자기술을 전용하여 개발 발전한 것이 바로
TMD 미사일 요격체제인 것이다. 미국이 냉전 이후 이완되어가는 공동방위체제를 TMD의
정보 및 자료교환체제, 무기공동생산, 공동운용등을 통하여 미국의 영향력을 가속화하려는
면도 없지 않다고 본다.
러시아의 입장
러시아는 외채상환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에 무기도입을 추진하면서
한국과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러시아의 기본적인 국가안보정책은
국내외적 체제안정과 경제적 안정에 그 중점을 두고 있다. 그것은 한때 초강대국으로서
이 세계의 절반을 책임져 왔던 소련의 정통성을 계승하여 국제사회에서의 책임있는
행동을 계속하겠다는 것과 전환기에 급증하는 국민들의 경제적 요구를 충족하여 정치사회적
불만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내외적으로 강요되는 그러한 상황은 러시아 정부로 하여금
산업구조를 대대적으로 재편해야 하고 대규모의 재정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
그것은 한정된 투자재원을 가진 러시아의 입장에서 자원배분의
우선순위를 재검토하게 하는 것이고 투자 우선순위를 종래와는 새로운 방향으로 조정해야
할 필요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러시아는 무기수출을 국제적 안정과
국내 경제적 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러시아의 당면과제를 해결하는 좋은 기반과 계기로
이용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곧 무기 장비의 수출을 통해
외화를 획득하고 높은 기술수준의 군수방산의 능력을 민수용품 생산으로 전환하여
민생에 기여하려는 거대한 구상을 하고 있다.
한국의 선택
이러한 상황속에서 한국이 미국과 러시아에 추가로 떳떳하게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을 몇가지 생각해 보게 된다.
첫째, 우리는 우리 돈으로 사게 될 미사일의 가격을 충분히
인하할 수가 있을 것이다.
둘째, 기술이전에 관한 우리의 이득을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패트리어트 제작회사인 미국의 레이디온사에게는 레이다, 미사일 추진체,
유도장치 통합시스템 등의 기술을 좋은 조건으로 조기에 이전받을 수 있도록 협상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셋째, TMD 관련 전반적인 개발계획에 한국이 참여요구를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분야는 미사일 자체개발, 한미일중
등 주변국과의 발전적 관계, 미사일 식별을 위한 정보수집 체계발전 이를 바탕으로
한 주변국과의 정보체제 유지등을 도모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서로 상충되어 있는
상황을 살펴보면서 국방부에서 당초 올 9월까지 결정키로 했던 구매계획을 98년도로
연기할 것을 검토한다고 통보한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고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방책으로
보여진다.
현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을 두가지만 제안해 본다.
첫째, 미사일 방어망 구축정책이나 전략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현실속에서 TMD 자체의 가치나 필요성 충분성(충분방위 원칙의
정합성 여부)을 객관적으로 검토하여 과연 우리의 전쟁구상에 꼭 필요한 것인지를
다시 확인해 보고 우수한 다른 대안을 고려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둘째, TMD의 기술적인 확실성, 안정도를 확보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또 우리의 미사일 방어기술의 수용태세를 발전시키고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어 보자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북한 뿐만아니라 주변국가의 많은 변수속에서
우리의 안보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혹 우리가 북한의 남침공격에 대한 패배의식이
너무 팽배해져 있지는 않은가 하는 것을 이번 기회에 한번 돌이켜 생각해 보고 통일
후 한국군의 무기체계 호환성을 고려해 보는 것이 이 시점에서 필요한 듯하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방위태세를 위한 방산장비는 당연히 우리의 조건과 우리의 목적에 맞는
것을 우리 스스로 구입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정치적 의지와 기술적 능력을
굳건히 하여 결코 민족적인 자존심을 잃지 않도록 하자. 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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